기사/2015년

‘부상 좌절’ 박진만, 2000경기 물거품되나

사비성 2015. 9. 11. 13:33

‘부상 좌절’ 박진만, 2000경기 물거품되나

 

[OSEN=김태우 기자] 대한민국 최고 유격수로 군림했던 박진만(39, SK)의 마지막 불꽃이 부상 악령에 가로막히고 있다. 2년 연속 찾아온 무릎 부상에 프로 통산 2000경기 출장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박진만은 1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 3루수로 출전했으나 2회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2사 1,3루 상황에서 조동화의 삼진 때 빠진 공을 확인하느라 늦게 1루에 귀루한 박진만은 베이스를 밟는 과정에서 오른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교체돼 경기장을 떠났다. 

 

자기공명영상(MRI) 등 정밀 검진 결과 오른 무릎 십자인대 부분손상 판정을 받았다. 11일 다른 병원에서 다시 한 번 검진을 받을 예정이지만 관계자들은 “일단 손상 판정을 받았으니 결과가 극적으로 뒤집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남은 시즌 일정을 고려하면 박진만의 2015년 일정은 10일 경기로 끝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독한 불운이다. 박진만은 지난해 초반에도 수비 도중 잔디에 걸려 넘어지며 오른 무릎을 다친 경력이 있다. 그 때문에 계속 재활에만 매달려야 했다. 은퇴설까지 돌았다. 하지만 박진만은 ‘1년 더’를 외쳤다. “2014년을 준비하며 해왔던 것이 너무 아까웠다”라는 게 박진만이 설명한 이유였다. 배수의 진을 치고 2015년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허리가 좋지 않았고 무릎까지 다치며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통산 2000경기 출전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1996년 현대에서 데뷔한 박진만은 그 후 20년 동안 통산 1993경기에 나섰다. 2000경기 달성자는 몇몇 있지만 체력적인 소모가 극심해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유격수로 40대에 2000경기 달성자는 아직 아무도 없다. 박진만이 처음이 될 수 있었고 올해 달성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부상이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만약 박진만의 부상이 확진된다면, 박진만은 현역 생활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재활 후 다시 2016년 시즌에 뛰는 방안도 있지만 이제 마흔에 이른 나이는 부담이다. 부상 정도가 확정되면 박진만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물론 김용희 SK 감독은 박진만의 덕아웃 리더십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설사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1군 엔트리에는 꾸준히 남긴 이유였다. 유격수와 3루수를 볼 수 있고 여전히 안정된 수비력을 가지고 있어 활용성도 아직 충분하다. 박진만이 현역 연장 의사를 밝힌다면 SK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전으로 한 시즌을 뛰기는 어렵다는 점은 엄연한 현실이다. 야속한 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