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6년

코치로 새출발 박경완, 박진만 “말 대신 직접 몸으로 보여준다”

사비성 2016. 1. 6. 15:16

코치로 새출발 박경완, 박진만 “말 대신 직접 몸으로 보여준다”

기사입력 2016.01.06 오전 10:02 최종수정 2016.01.06 오전 10:02
 
프로야구 SK가 최근 몇 시즌 흔들린 것은 야구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센터라인이 흔들렸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2016시즌 센터라인이 더 약화될 가능성이 생겼다. 유격수-2루수의 안정감이 떨어져 있는 가운데 주전 포수였던 정상호가 FA 자격을 얻어 LG 유니폽을 입게 됐다. 하지만, 센터라인을 강화시킬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선수가 아닌 코칭스태프다. 리그 레전드 선수 출신 코치가 센터라인을 커버한다. 초보지만, 해당 포지션의 이해도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리그 명포수 출신의 박경완, 리그 명유격수 출신의 박진만 두 1군 신임코치가 주인공이다.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힘이 되겠지만, 둘 모두 1군 코치 첫 해 의욕이 차고 넘친다.

 

전설급 선수에서 1군 코치로 첫 발을 내딛게 되는 박진만, 박경완 코치(왼쪽부터) | SK와이번스 제공

 

5일 SK 시무식에서 만난 박경완, 박진만 코치는 “선수 시절 부터 이렇게 해야지 생각해 둔 부분들이 있었다. 열정이 생겨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완 코치는 2013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2군 감독과 팀 육성총괄 자리를 거쳐 2016시즌 1군 배터리 코치로 일하게 된다. 1군 코치로서는 첫 걸음이다. 박진만 코치 역시 지난 시즌 중반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은퇴를 결정했고 올시즌 1군 수비코치로 나선다. 포수와 유격수 포지션에서 역대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두 명의 ‘박코치’에 대한 팀의 기대도 남다르다.

박경완 코치는 “지난 2년간 1군 현장을 떠나 있었다. 특히 지난 시즌 육성총괄로 일할 때는 유니폼 입는 자리가 아니었으니까, 정말 유니폼이 입고 싶더라”고 웃으며 “그래서 코치 첫 무대라고 할 수 있는 지난 마무리캠프 때는 솔직히 의욕이 앞서는 부분도 있었다”고 코치가 된 소감을 밝혔다. 박진만 코치 역시 “선수 그만둔 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선수 입장을 잘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 입장에서 봤을 때 후배들의 문제점들이 보이는 게 있었다. 그 부분 특히 심리적인 부분에서 잘 도와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전드급 선수 출신 코치의 장점은 리그 최고 수준이 가질 수 있는 ‘노하우’다. 야구 기술은 물론이고 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야구 상황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다. 박경완, 박진만 모두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데 선수시절 탁월한 능력을 보인 이들이다. 박경완, 박진만 코치 모두 “직접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단단하다.

박경완 코치는 “선수 시절 하던 것 처럼 스프링캠프를 위해 몸을 만들어 놓고 있다”며 “포수 장비도 새로 준비했다. 말로만 하면 잘 안될 수 있다. 직접 포수 장비 차고 몸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박 코치는 “처음 프로 왔을 때 조범현 KT 감독님이 막 선수 끝내고 코치됐을 때였다. 그때 조 감독님이 직접 포수 장비 차고 몸으로 보여주시며 가르쳤다. 그때 마음을 알 것 같다. 조 감독님도 내가 첫 제자였고, 나도 이제 가르치는 선수들이 첫 제자다. 제대로 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설급 선수에서 1군 코치로 첫 발을 내딛게 되는 박진만, 박경완 코치(왼쪽부터) | SK와이번스 제공박경완의 각오를 들은 박진만은 “나는 아직 무릎 재활 중이어서 안된다”고 웃으면서도 “요즘 선수들은 화려한 플레이를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작지만 기본적인 플레이에 대한 강조를 하게 될 것 같다”며 진지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두 명 선수 출신의 코치는 SK라는 팀의 센터라인을 단단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박경완 코치는 “지난 몇 년간 SK 투포수 배터리들이 보여준 볼배합의 통일성이 사라졌다. 뭔가 볼배합이 혼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립을 해 줘야 할 상황이다”라며 “캠프 부터 투포수 쪽 미팅을 여러차례 가져서 중심을 잡아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코치 역시 “투수들이 상대 타자들 분석하는 만큼 내야수들이 상대 타자의 타구 방향, 습관 등을 분석하는 게 부족해 보였다. 자기 잘 치려고 상대 투수에 대해서만 분석하고 집중하는 모습도 보이더라. 그런 부분 잡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 명의 코치가 주는 메시지가 무척 묵직했다.

그럼에도 우려는 남는다. 스타 출신 지도자는 명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은 여전히 어느 정도 통하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경완 코치는 “어떻게 보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나는 이렇게 했는데 너는 왜 못하냐, 이런 식의 접근이면 무조건 실패다. 코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수의 변화를 민감하게 살필 수 있는 눈이다. 그 눈을 바탕으로 선수 하나하나에게 모두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진만 코치는 “여러 감독님, 코치님들과 지내면서 경험이 쌓였다. 이렇게 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부분도 많이 배웠고 생각해 놓은 부분들이 있다. 일단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