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인터뷰 ③] “영구결번 욕심 없다, 7번 박재상 잘하길”
인천=김지섭 기자2016.01.18 수정2016.01.17 22:29 승인
등 번호 7번은 박진만을 상징하는 숫자다. 1996년 현대 입단 당시 현역 시절 유격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재박 전 LG 감독으로부터 물려 받고 20년 동안 7번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또 김재박-이종범(전 KIA)-박진만까지 이어지는 명유격수 계보를 상징하는 번호다.
운도 좋았다. 새 팀으로 옮길 때마다 동료들이 선뜻 양보를 해줬다. 현대에서 2005년 삼성으로 이적할 때 7번을 달고 있었던 김재걸이 양보했다. 2011년 SK 유니폼을 입을 때는 이명기가 7번을 박진만에게 내주고 17번을 달았다.
특별한 숫자와 함께 한국 야구에 큰 획을 그었던 만큼 애착도 컸다. 그러나 이제 코치로 지도자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다른 등 번호를 달아야 한다. 박진만은 '7번의 영구결번 욕심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 정도로 SK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손을 가로 저었다. 그는 또한 “7번은 선수들이 선호하는 등 번호다. 이 번호를 달고 싶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도 될 수 있다. 좋은 번호를 못 쓰게 된다면 후배들을 가로막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SK에서 박진만의 7번을 물려 받는 선수는 외야수 박재상이다. 부진의 늪에 빠졌던 박재상은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11번-1번-9번까지 등 번호를 자주 바꿨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국민 유격수’의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재빨리 7번을 택했다. 뒤늦게 ‘박재상이 7번을 달게 됐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박진만은 “참 자주 바꾼다”며 웃은 뒤 “7번을 이어 받은 선수가 좋은 모습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인천=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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