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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SK 박경완(44) 배터리 코치는 레전드다. 홈플레이트에 한결같이 앉아있던 그의 눈에 보인 최고의 수비수는 누구일까. 박 코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SK 박진만(40) 코치라고 단언했다.
박경완 코치는 1991년 쌍방울(현 SK)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현대에서 뛴 뒤 2003년 다시 친정팀인 SK로 와 SK 안방을 지키며 SK 왕조 건설에 힘을 보탰다. 당시 SK 사령탑이었던 김성근 감독은 “박경완은 전력의 반”이라고 평가했다. 박경완 코치는 1996년, 1998년, 2000년, 2007년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고, 역대 포수 한 시즌 최다홈런(40개), 포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 기록, 국내 최초 4연타석 홈런 등 숱한 기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박경완 코치의 장점은 투수 리드와 블로킹 등 수비능력과 함께 수비진 위치를 잡아주는 통솔력도 뛰어났다. 홈플레이트에 앉아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통찰해야하는 그이기에 수비수들의 좋고, 나쁨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는 “수많은 야수와 유격수를 봤다. 포수인 내게 가장 잘 보이는 게 센터라인이다. 거의 정면으로 보인다. 타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잘 보인다. (박)진만이를 보면 빠른 다리는 아니지만, 공을 쫓아가는 것, 첫 발을 떼는 게 가장 빠르다. 거의 두 발 차이가 난다. 두 발은 2m 이상의 효과가 나타난다. 다른 애들은 포기할 공을 끝까지 쫓아가 잡아낸다. 그 타구 하나로 1패가 아니라 1승을 한다고 생각하면 대단한 차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해 지도자로 변신한 박진만 코치는 한국시리즈 우승 6번, 골든글러브 수상 5번 등 한국을 대표하는 유격수로 ‘국민 유격수’라 불렸다. 박진만 코치는 “보통 투수들이 타자들 분석을 하고, 야수는 타자들 분석을 하지 않더라. 상대 타자의 방향, 습관을 잘 생각하지 않는데 타자마다 다르다. 타자마다 스윙궤도와 습관들이 다 있다. 그런 것을 분석하고 들어가면 좋을 것”이라며 나름의 비법을 공개했다.
물론 기본기가 우선되어야 한다. 박진만 코치는 “요즘 선수들은 기본기를 다지기 전에 화려한 플레이를 먼저 하려고 한다. 기본기를 잘 갖추면 상황에 따라 화려한 플레이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기본기를 갖추고, 안정적인 수비를 하게 되면 자신감도 생긴다. 그러면서 좋은 수비를 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