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6년

‘열정적 코치’ SK 일으키는 새로운 바람

사비성 2016. 1. 24. 19:19

‘열정적 코치’ SK 일으키는 새로운 바람

신임 코치들, 보직에서 의욕적 지도

현대 왕조 DNA, SK 코칭시스템에도 접목?

 

[OSEN=김태우 기자] 코치는 조력자다. 어디까지나 그림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지훈련에서는 조금 다르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순조롭게 올라올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때로는 전면에 나서야 한다. 팀의 성적에는 코치들이 전지훈련에서 흘리는 땀방울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 측면에서 SK의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은 이색적이고 한편으로는 이상적이다. 치열한 경쟁 예고로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진 가운데 코치들도 의욕적으로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이른바 행동하는 코치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예년 캠프와 또 다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있었던 가고시마 특별캠프부터 꾸준하게 이어진 기조였다. 당시 SK는 신진급 및 젊은 선수들 위주로 혹독한 훈련 일정을 짰다. 이에 이 선수들과 함께 움직여야 하는 코치들도 덩달아 체력소모(?)가 컸다. 펑고를 치고, 직접 시범을 보인 코치들은 훈련이 끝난 뒤에는 선수들 못지않게 가뿐숨을 내쉬어야 했다.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은 “코치들이 워낙 열정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플로리다 캠프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코치들이 직접 시범을 보이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효과는 직접적이다. 우선 현역 시절 한 부분에서 일가를 이룬 코치들이 직접 시범을 보여주면 선수들이 체감하는 메시지는 극대화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의 스킨십은 선수와 코치 사이의 유대감을 깊게 한다. 또한 선수단에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열심히 하는 코치 앞에서 굼뜬 모습을 보여 봐야 평가에 득이 될 것은 없다.

 

 

박경완 배터리 코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지훈련을 앞두고 현역 시절처럼 몸을 만들고 있다. 코치들은 말로 하는 것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예전에 조범현 감독님이 코치 시절 직접 시범을 보여주니 이해가 빨리 되더라. 나도 직접 몸으로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캠프를 앞두고 몸을 만들었다”고 남다른 의욕을 드러냈다. 현역 최고의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던 박진만 수비코치 역시 “같이 해보면서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거들었다. 

 

김원형 조웅천 투수코치는 워낙 오랜 기간 코치로 재직해 투수들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다. 선수들과의 의사소통도 능하다. 새롭게 영입된 코치들도 대단히 의욕적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판단이다. 김인호 코치는 가고시마 캠프에서 가장 의욕적인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펑고 머신'인 후쿠하라 코치는 혹독한 훈련량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심지어 김성갑 수석코치조차도 웨이트 훈련을 진두지휘하며 솔선수범한다. 넥센 시절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느낀 김 수석코치는 가고시마 캠프 당시에도 선수들의 야간 웨이트 훈련을 직접 인솔하며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SK의 현재 코치진에는 과거 현대의 왕조를 이끌었던 경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 김경기 퓨처스 감독과 박경완 코치는 “코치진이 밥을 먹으려고 앉았는데 현대 출신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라고 웃을 정도다. 당시 현대의 업적은 좋은 선수들은 물론 좋은 코치들의 조력이 합쳐졌기에 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박진만 코치는 “현대의 성적이 좋았을 때는 코치와 선수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좋았다. 현대 출신 코치들이 많다는 점은 그런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코칭 시스템도 엄연한 구단의 노하우와 자산이다. 열정적인 코치들이 SK 조직에도 그런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