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22년

삼성이 잘하면 잘할수록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진작에 감독을 바꿨으면 어땠을까

사비성 2022. 9. 20. 13:42

삼성이 잘하면 잘할수록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진작에 감독을 바꿨으면 어땠을까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오래 전 화장품 광고에서 ‘로션 하나 바꿨을 뿐인데’라는 문구가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박진만 감독 대행이 이끄는 삼성에 이 광고 문구를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모 해설위원은 "삼성의 2022시즌은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 전과 후로 나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삼성은 허삼영 감독이 물러나기 전 38승 54패 2무(승률 4할1푼3리)에 그쳤으나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 이후 20승 16패(승률 5할5푼6리)로 순항 중이다. 13연패의 늪에 빠졌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투타 짜임새가 좋아졌다. 허삼영 감독 시절 팀 구원 평균자책점은 4.89로 10개 구단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에서는 3.90으로 3위를 랭크 중이다. 타격도 마찬가지. 허삼영 감독 체제에서 2할6푼3리에 머물렀던 팀타율이 19일 현재 2할7푼8리로 LG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이달 들어 삼성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18일 현재 10승 5패로 5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KIA를 9-6으로 꺾은 삼성은 KT에 덜미를 잡힌 롯데를 제치고 8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5위 KIA와 3.5경기 차에 불과하다.

선수단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평가. 박진만 감독은 "선수라면 그라운드에서 매 순간 긴장하고 집중해야 하는 게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연봉, 성적, 연차에 상관 없이 느슨한 플레이를 보인다면 경기 중 교체한다. 그래서일까. 선수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경기 집중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세대 교체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다. 하지만 급진적이고 인위적인 세대 교체는 지양해야 한다. 신구 조화를 통한 세대 융합형으로 점진적인 물갈이를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젊은 선수들이 롤모델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보고 배우는 게 큰 힘이 된다. 삼성은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 이후 육성과 성적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삼성이 성적이 좋을수록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13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만신창이가 됐던 팀이 180도 달라지며 5강 희망 불씨를 되살리는 건 기쁜 일. 반면 진작에 감독을 바꿨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5강 경쟁에서 훨씬 더 유리한 위치를 점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