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팀 사령탑’ 김태형-강인권-박진만, 감독 계약에 성공할까
[OSEN=한용섭 기자] 포스트시즌 진출팀은 가려졌고, 7개팀은 144경기를 모두 치렀다. 3위 KT의 2경기만 남았다. 정규 시즌이 끝나고 가을야구에 탈락한 팀들은 이제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올 시즌 종료와 함께 계약이 끝나는 감독이 많다. SSG, LG, 키움, 두산은 감독 계약 마지막 해다. 삼성과 NC는 시즌 도중 감독 사퇴 후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이 끝나면 정식 감독을 임명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SSG 김원형(50) 감독, LG 류지현(51) 감독, 키움 홍원기(49) 감독은 포스트시즌 결과까지 나온 뒤에 거취가 결정될 것이다. 5강 탈락팀의 김태형(55) 두산 감독의 거취, 강인권(50) NC 감독대행과 박진만(46) 삼성 감독대행의 정식 사령탑 승격 여부가 관심사다.
2015년 감독 취임 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김태형 감독은 올해 팀 전력이 약화되면서 9위로 시즌을 마쳤다. 팀 역대 최다패(82패)를 남겼다. 해마다 이어진 FA 이적에다 지난해 MVP 미란다의 부상 퇴출 등 악재가 많았다.
김태형 감독이 남긴 업적, 선수단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등 감독으로서 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른 팀에서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김 감독은 9월초에는 마무리 훈련, 내년 구상과 관련된 질문에 ‘내가 무슨 말을 하나’라는 입장이었다. 내년에도 두산에 남아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답하기 다소 애매한 질문에는 특유의 직설적인 말로 넘겼다.
시즌 막판으로 오면서 화법이 조금 달라졌다. 감독을 맡고서 처음으로 ‘가을야구’ 탈락을 경험한 김 감독은 “올해 경험했으니 팀이 어떻게 가야할지 생각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아직 경기를 풀어갈 능력이 부족하다.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올해 경험을 토대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팀 전력을 두고서 “내야의 큰 고민은 유격수다. 이유찬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의 경쟁이 예상된다”는 언급도 있었다. 만약 두산이 김 감독과 재계약을 한다면,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일찍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곧바로 마무리 캠프를 해야 하기에 굳이 미룰 이유가 없다.
‘준비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강인권 NC 감독대행과 박진만 삼성 감독대행은 위기의 팀을 맡아서 선수단 분위기를 일신시키고, 시즌 막판에는 5강 경쟁까지 변화시켰다.
NC는 지난 7일 KIA가 KT에 승리하면서 5위를 확정,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대행은 5월 11일 팀을 맡은 이후 110경기에서 58승3무49패(승률 .542)를 기록했다. 승률 5할을 넘겼고, 같은 기간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오는 10일 KT와 최종전이 남아 있다)
10위에서 시작해 한 계단씩 올라왔고, 5강 문턱까지 넘봤다. 각종 사건 사고로 어수선한 선수단의 분위기를 ‘조용한 카리스마’로 원팀으로 만들었다.
강 감독대행은 “처음 팀을 맡았을 때 지금 5위 경쟁을 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 때는 팀을 정상화시키는 목표로 1경기 1경기 최선을 다하고 승리만 생각했다. 선수들이 모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 준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2군 감독이었던 박진만 감독대행은 8월부터 1군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다. 지난해 144경기까지 공동 1위로 타이브레이커까지 치렀던 삼성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7월말까지 9위에 처져 있었다.
박 감독대행은 선수 기용에서 과감하고 파격적인 수에 주저없었다. 그는 “처음 팀을 맡았을 때 고참들과 신예 선수들이 잘 융화돼 벤치 분위기가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했다. 고참과 신예의 적절한 경쟁 구도로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고참들은 선발에서 제외됐을 때 벤치에서 앞장서서 화이팅을 외치며 후배들을 이끌게 했다.
박 감독대행이 팀을 이끈 8월 이후 삼성은 50경기에서 28승22패(승률 .577)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0개팀 중 4위의 성적이다. 7월말까지 38승2무54패(승률 .413)에서 대폭 상승했다.
NC와 삼성 모두 감독대행이 팀을 맡아서 성적과 선수단 분위기에서 성과를 냈다. 수년 전부터 감독 후보로 언급된 역량을 보여줬다. 과연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이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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