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 속 엄격함, 그들이 대행을 뗀 이유[SC핫이슈]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부드러움 뒤에 숨겨져있는 엄격한 카리스마.
올 시즌을 감독대행 체제로 마친 팀은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 두 팀이다. NC는 시즌 초반에 이동욱 감독을 경질한 후 강인권 대행 체제로 111경기를 소화했고, 삼성은 8월초 허삼영 감독이 자진 사퇴한 후 박진만 대행 체제로 50경기를 마쳤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을 정식 감독이 없는, 감독대행 체제로 보낸 셈이다. 시즌을 마치고, NC가 먼저 강인권 대행을 3년 총액 10억원에 정식 감독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18일 삼성이 박진만 감독 승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3년 최대 12억원(인센티브 1억5000만원 포함)의 조건이다.
두 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정식 감독 계약 소식이 밝혀졌을 때 야구계 관계자 대부분은 '당연했다'는 반응이었다. 감독대행으로도 긍정적인 부분들을 많이 보여줬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해 방역 수칙 위반 등의 여파에다 시즌 초반 꼴찌로 처져있던 팀을 추스리며 마지막 5강 싸움까지 할 수 있게끔 지휘했다. 박진만 감독은 강 감독에 비해 기간이 짧았지만, 그 짧은 시간 내에 삼성의 분위기를 전혀 다른 팀으로 만들었다. 시즌 중반 구단 신기록인 13연패에 빠지며 최악으로 치닫던 삼성은 박진만 대행 체제에서 분위기를 수습하는데 성공했다. 8월 이전과 이후 삼성은 분명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감독대행이 정식 감독이 되는 것은 쉬워보이지만,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일반 코치가 아닌 '대행'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는 뜻이나, 구단에서 감독 후보를 꼽을 때는 의외로 뒷전에 밀려나기도 한다. 그간 대행을 하고도 정식 감독이 되지 못한 수 많은 사례들이 있었다.
하지만 강인권 감독과 박진만 감독의 경우, 부드러워 보이는 이미지 뒤에 숨겨진 카리스마가 계약에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강인권 감독의 경우, 그동안 타 팀에서 여러 차례 차기 감독 후보라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강 감독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가지고 계시지만, 반대로 불같이 무섭고 엄한 면도 있다. 선수들 편에서 생각해주는 감독이지만, 또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단호하다"고 입을 모았다. 포수 전문가인만큼 포수들에게는 더욱 칼같은 면도 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박진만 감독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대행을 하는 기간 중에도 선수 기용에 있어서 확고한 자기 원칙을 가지고, 냉철한 상황 판단으로 주전 선수를 빼는 과감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간 기회가 없었던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쓰면서 자연스러운 경쟁 체제를 이끌었다. 박 감독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확고한 야구관을 가지고 있는 준비된 감독이다. 단호할 때는 굉장히 단호하고, 냉정해야 할 때는 확실하게 무서운 면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프로야구 감독 자리를 '독이 든 성배'라고도 하지만, 그 성배를 거머쥐기 위해 수 많은 이들이 노력한다. 모두가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자리다. 누군가는 부던히 노력해도 오르지 못하는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대행으로 첫번째 리더십 검증을 마친 두 감독의 본 무대가 이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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