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23년

내야·외야 안 흔들리는 곳 없다…감독 된 '수비 달인'에게 이런 시련이

사비성 2023. 6. 19. 14:12

내야·외야 안 흔들리는 곳 없다…감독 된 '수비 달인'에게 이런 시련이

[스포티비뉴스=수원, 박정현 기자] ‘수비 달인’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부임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결과도 결과인데, 내용마저 침체하다. 특히 불안한 경기력의 씨앗은 박 감독의 전문 분야로 꼽히던 ‘수비’라 더욱 머리가 아플 듯하다.

삼성은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전에서 5-6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5연패 늪에 빠졌다. 시즌 전적은 26승35패다. 순위는 9위까지 내려갔고, 최하위 한화 이글스(23승4무35패)의 경기 결과에 따라 꼴찌 추락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삼성은 최근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13일부터 시작된 이번주 5경기에서만 무려 실책 8개를 저질렀다. 내야, 외야 가리지 않고 매 경기 불안한 수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 실책들은 대부분 실점과 연결돼 패배의 주된 원인이 됐다.

수비 실책이 삼성의 발목을 잡은 건 14일(잠실 LG 트윈스전)부터였다. 2-2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던 3회말 1사 1,2루에서 오스틴 딘의 땅볼을 유격수 이재현이 잡아 2루수 김지찬에게 송구했다. 그러나 김지찬의 1루 송구가 크게 빠져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타가 만들어지지 못했고, 그사이 2루주자가 3루를 돌아 득점해 2-3으로 역전당했다. 삼성은 그 경기를 2-3으로 패했다.

하루 뒤(15일)도 마찬가지였다. 팀이 3-5로 뒤처진 6회말 2사 2,3루 문보경의 타구를 2루수 김지찬이 포구 실책을 범했고, 그사이 누상의 모든 주자가 홈을 밟아 3-7로 추가 실점했다. 삼성은 추격의 동력을 잃으며 3-9로 무릎을 꿇었다.

kt와 주말 3연전이 시작됐지만,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16일 수원 kt전에서 팀이 6-5로 앞선 8회말 2사 3루에서 박병호의 땅볼 타구를 3루수 김영웅이 잡아 송구 실책했다. 공이 빠진 사이 3루주자에게 여유로운 득점을 허용해 6-6 동점이 됐다. 이후 9회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6-7로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계속해서 수비가 불안정하자 박 감독은 17일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최근 경기 흐름이 그렇게(수비 실책으로 흐름이 넘어가게) 간다... 준비는 경기 전부터 한다. 젊은 선수들이고, 긴장감 속에서 하다 보니 실책이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 또 하나가 나오면, 같은 것이 두세 번 나오는데, 그건 다른 쪽에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반복되지 않도록 선수들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선수단은 사령탑의 기대를 17일에도 부응하지 못했다. 시작은 팀이 3-1로 앞선 7회말 2사 1루였다. 강현우의 뜬공 때 좌익수 호세 피렐라가 조명탑에 공이 가린 듯 볼을 잃어버렸고, 글러브에 맞고 공이 뒤로 빠져 2루타를 내줬다. 이후 자동 고의4구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배정대에게 밀어내기 볼넷과 장준원에게 싹쓸이 2루타를 허용해 3-5로 역전 당했다.

계속되는 2사 2루에서 앤서니 알포드의 깊은 타구를 이재현이 1루로 던졌지만, 원바운드로 송구하며 실책을 저질렀다. 그 틈에 2루주자가 득점에 성공하며 3-6으로 점수 차이가 벌어졌다. 9회초 삼성은 2점을 따라가 5-6을 만들었으나 빼앗긴 흐름을 되찾는 데 실패하며 5연패 늪에 빠졌다.

이번주가 시작되기 전까지 삼성은 올 시즌 최소 실책 1위(25개)로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다. 현역 시절 리그 최고의 유격수라는 별칭은 물론 은퇴 후에도 다년간 1군 수비코치를 맡았던 박 감독의 비법이 잘 흡수된 듯 안정적인 수비력이 돋보였다. 다만, 최근 삼성은 그런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스포츠계 유명한 명언 중 “공격은 팬을 부르고,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는 말이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화끈한 공격도 좋지만, 수비가 탄탄한 팀이 승리하며 가장 높은 곳에 오른다는 뜻이다.

삼성은 승리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최하위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벼랑 끝까지 몰린 셈이다. 승리를 부르는 수비가 필요한 시점. ‘수비 달인’ 박 감독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까.

◆삼성 13~17일 수비 실책 일지

13일 잠실 LG전-오재일(3회말, 포구 실책)

14일 잠실 LG전-김지찬(3회말, 송구 실책), 김영웅(6회말, 파울 플라이 포구 실책)

15일 잠실 LG전-김지찬(6회말, 포구 실책)

16일 수원 kt전-김현준(4회말, 송구 실책), 김지찬(5회말, 송구 실책), 김영웅(8회말, 송구 실책)

17일 수원 kt전-이재현(7회말, 송구 실책)

출처 : SPOTV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