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24년

베일 벗은 ‘국민 유격수’ 박진만 감독의 가을야구, 장타 더 빛나게 한 호수비들…“얼마나 연습 열심히 했는지 말로 표현 안 돼”

사비성 2024. 10. 15. 09:26

베일 벗은 ‘국민 유격수’ 박진만 감독의 가을야구, 장타 더 빛나게 한 호수비들…“얼마나 연습 열심히 했는지 말로 표현 안 돼”

삼성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건 홈런 3방을 터뜨린 타격의 힘도 있었지만 그에 못지 않은 호수비들이 나왔기에 가능했다.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 야수들은 몸을 던진 수비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3루수로 나선 김영웅은 LG 박동원의 타구를 꽁꽁 묶었다. 2회 박동원의 강습 땅볼 타구를 몸을 날리며 잡아낸 김영웅은 7회에는 박동원의 직선타를 뛰어 오르며 잡아냈다. 8회에도 박동원의 강습 타구를 다이빙하며 캐치한 뒤 정확하게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김영웅과 함께 내야를 지키는 삼성 이재현은 유격수로 나서 4회 LG 오스틴 딘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1루로 던져 타자를 잡아냈다. 선발 투수 대니 레예스가 고개를 흔들며 놀라워했다.

외야에서도 호수비가 나왔다. 이날 우익수로 나선 윤정빈이 7회초 LG 오지환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 안타를 막았다.

 

플레이오프를 기다리며 집중 훈련한 결과가 실전에서 나온 것이다. 삼성은 정규시즌 2위를 확정짓고 본격적으로 준비 기간에 들어간 뒤에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가장 주안점을 둔 건 팀 플레이였다. 플레이오프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에 집중했다. 거의 스프링캠프와 비슷할 정도의 훈련 강도로 팀 플레이 훈련을 수행했다. 탄탄한 수비 연습도 계속 이어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라 불렸다. 수비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 동안 팀 실책 81개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치였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단기전을 앞두고도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윤정빈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짜 플레이오프 준비를 열심히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어떻게든 이기려고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김영웅도 “빠른 타구는 최대한 다 막으려고 했다. 뒤로 안 빠뜨리고 하나씩 처리하자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다보니까 수비할 때 자세도 낮아지고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수들의 대담함에 박수를 보냈다. 박 감독은 “타선은 물론 수비에서도 잘 했다”며 “내가 선수로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을 때에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는데, 젊은 야수들이 대담하게 잘 해줬다”라고 칭찬했다.

이렇게 집중하다보니 한 차례 나온 수비 실책에 대해서도 모두가 감싸는 분위기가 됐다. 이날 7회 르윈 디아즈가 평범한 땅볼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면서 2실점의 빌미를 줬다.

그러나 선수들은 디아즈를 두둔했다. 윤정빈은 “크게 개의치 말라고 다들 이야기했다. 형들이 파이팅 해줬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도 “디아즈는 실수했지만 움직임이 좋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