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004-06-07 20:32]
♣추억 하나
95년 11월 인천지방 병무청의 신체 검사장에서 납치 사건이 벌어졌다. 도상 훈련과 예행 연습까지 소화해낸 건장한 청년들이 인천고 졸업예정자인 열아홉살짜리 야구선수 박진만을 강제로 차량에 태워 강원도 원주로 끌고갔다. 주동 세력은 프로야구단 현대유니콘스의 스카우트 요원들.
팀장인 김진철 스카우트는 인천고 선배라는 학연과 3년 동안 공들이며 쌓아온 개인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회유책을 폈다. 하지만 고려대 진학을 고집하던 박진만은 횡성으로 이동하는 도중 잠시 머물렀던 갈비집의 화장실 창문을 타고 탈출, 집으로 줄행랑을 놓았다.
초비상이 걸린 현대 스카우트팀은 부랴부랴 박진만의 인천 집으로 찾아가 유급한 경험이 있는 '고교 4학년'으로 대학에 입학했을 때의 불이익과 설움, 인내하기 어려운 엄한 규율 등을 내세워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끝에 계약금 2억8000만원으로 프로 입단을 성사시켰다. 이런 박진만은 현대의 주전 유격수로서, 내야수의 대명사로 성장해 올시즌을 끝내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게 된다.
스카우트의 하루는 누구보다 먼저 시작돼 늦게 끝난다.
현재 프로야구 8개구단의 스카우트는 총 23명(삼성의 해외담당 1명 포함). 이들은 아마 야구가 벌어지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따라다니면서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속속들이 관찰한다. 최고령 스카우트는 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삼성 성기영 부장으로 올해 68세, 현대 김진철 차장은 박진만과 김수경을 프로로 직행시킨 최장수 스카우트로서 지난 89년부터 16년째 같은 일을 하고 있다.
현대 김진철 차장은 "고교 선수들의 기본기 습득력은 50점 미만인데 게임 위주의 팀 훈련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타격에 치중하고, 수비를 소홀히 하다보니 기본적인 팀플레이와 송구 동작이 모두 엉성하다는 것이다.
'기사 > 2004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 2-1 LG] 박진만, 부상투혼 끝내기포 (0) | 2004.06.09 |
---|---|
[ㅋㄷㅋㄷ] "마포(砲)가 아니고 마졸(卒)입니다" (0) | 2004.06.08 |
◇ 올스타전 3차 득표현황 (6일 현재) (0) | 2004.06.07 |
[현대 7-3 한화] 오재영 3승 "신인왕 나도 있다" (0) | 2004.06.03 |
(2004년도, 펌)현대 박진만 꽉 찬 만두 (0) | 2004.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