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4년

'우(雨)승' 하늘도 못말린 응원의 힘

사비성 2004. 11. 3. 00:38

○…'빗속의 축제'는 뜨거웠다. 현대 선수단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잠실구장을 빠져나가면서 중앙 현관에 기다리던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현대 선수들은 온 몸이 젖은 채로 취재진의 인터뷰에 모두 응했고, 팬들의 성원에도 다들 손을 흔들어 답례하는 등 챔피언의 영예를 겸손하면서도 뿌듯하게 만끽했다.

▲김시진 코치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현대 김시진 투수코치는 경기 중반부터 종료 직전까지 "마운드가 진흙탕이 됐는데도 경기를 계속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투수들이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불평도 잠시. 마무리 조용준의 호투로 우승을 확정짓자 김코치는 "어려운 상황에서 투수들이 너무 잘 해줬다"며 싱글벙글.

▲김재박 감독, 박진만 실수에 '넉살'

○…한국시리즈 9차전 9회말 2사에서 현대 유격수 박진만이 삼성 신동주의 내야 플라이를 놓쳐 8-7에 1·2루가 되자 현대 덕아웃은 싸늘하게 식었다. 경기 후 김재박 감독은 "내가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회고. 당시 박진만은 사색이 됐지만 우승 뒤에는 "끝까지 재미있으라고 일부러 놓친 것"이라고 넉살을 떨었다.

▲박진만, 김재박 감독에 샴페인 공격

○…현대 박진만이 우승을 차지한 뒤 김재박 감독에게 집중적으로 샴페인을 쏟아부어 눈길을 끌었다. 박진만은 "1년 동안 고생하셨다는 의미에서 샴페인을 부었다. 감독님도 좋아하셨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