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짠물수비’ 4강 원동력

사비성 2006. 3. 15. 13:32
‘짠물수비’ 4강 원동력
[헤럴드경제   2006-03-15 14:11:56] 
참가팀중 유일하게 무실책 촘촘한 ‘그물망 수비’가 4강행의 교두보 확보를 견인했다.

한국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강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14일 미국전에서도 야수들은 무결점 호수비로 7-3 완승을 뒷받침했다. 반면 미국은 ‘명품 유격수’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가 실책 3개를 쏟아냈다. 야수들의 맹활약은 4강행 발판을 마련한 숨은 주역이다.

이날만이 아니다. 야수들 활약은 매 경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는 원동력이 됐다. 한국은 2라운드 진출의 최대 고비였던 대만과 예선 1차전에서 9회말 2사 1, 3루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으나 친치야오의 강습 타구를 넘어지면서 잡은 뒤 2루로 정확히 송구한 박진만의 그림 같은 수비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승엽의 투런홈런으로 3-2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연출한 일본과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진영의 호수비가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0-2로 끌려가던 4회말 2사 만루에서 2루타성 타구를 몸을 던지며 잡아낸 이진영의 허슬플레이 덕분에 한국은 대량실점 위기를 넘기고 역전을 일궈내 결국 예선 1위로 본선에 나섰다.

4강 진출의 분수령이 된 멕시코와 2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김종국과 박진만이 숨은 주역. 김종국은 2-0으로 앞선 2회초 2사에서 내야 중앙을 가르는 총알타구를 몸을 날려 잡은 뒤 선발투수 서재응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박진만은 이날 적장 파킨 에스트라다 감독에게서 공개적인 찬사를 들을 만큼 안정적인 수비로 2-1 박빙 승리를 이끌었다.

대표팀 야수들의 선전은 기록으로도 입증된다. 8강에 진출한 팀들 가운데 오직 한국만 하나의 실책도 없는 무결점 수비를 펼쳤다. 2라운드 같은 조의 일본과 멕시코는 현재까지 각각 2개의 실책으로 한국의 뒤를 쫓았다. 한국과 맞붙기 전까지 데릭 지터의 실책 1개로 에러 부문 2위를 달리던 미국은 이날 초반부터 예상과 달리 큰 점수차로 끌려가자 당황한 듯 실책을 남발하며 에러 수가 4개로 불어났다. 이밖에 쿠바가 4개,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는 각각 5개의 수비 실책을 저질렀고, 푸에르토리코가 6개로 최다 실책으로 기록됐다.

한국의 그물망 수비는 선수 선발 때부터 방망이 실력보다 수비가 좋은 선수 위주로 뽑은데다 선수들도 그만큼 경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수들의 촘촘한 수비가 4강에서는 어떤 작품을 빚어낼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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