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WBC] 잡고, 잡고, 또 잡고… ‘실책 제로’

사비성 2006. 3. 16. 14:06
[WBC] 잡고, 잡고, 또 잡고… ‘실책 제로’
[한겨레   2006-03-16 23:17:27] 
 
[한겨레] ‘개미 한 마리 빠져나갈 틈이 없다.’

한국이 세계야구 최강국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경이의 연승행진을 내달리는 데는 ‘실책 제로’의 완벽함이 버티고 있다. 한국은 이날 일본을 꺾기까지 6경기 동안 단 1개의 수비실책도 기록하지 않았다. 2라운드 참가국 가운데 유일하다.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미국이 한국과의 경기에서 저지른 3개를 포함해 5경기 동안 4개의 수비실책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멕시코와 쿠바도 미국과 같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5개, 도미니카는 6개의 수비실책을 범했다. 한국의 수비가 얼마나 완벽했으면 미국과의 경기에서 의 미국인 해설자가 공이 한국 수비 선수들이 서 있는 데로 찾아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을까?

구경백 해설위원은 “강한 승부욕으로 무장한 선수들이 매 경기마다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코칭스태프의 지시로 되는 것도 아니고, 원정경기의 산만함을 이겨내는 선수들 정신력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선수들의 집중력은 단순한 무실책에 그치지 않는다. 1.33으로 팀 평균자책 1위를 달리는 한국의 마운드에 허덕이던 상대가 오아시스를 만난 듯 막 점수를 낼 참이면 여지없이 환상적인 수비를 펼쳐 상대 기를 꺾어놓고 만다.

16일 일본과의 두번째 대결에서는 우익수 이진영(SK)이 2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터진 사토자키 도모야(지바 롯데)의 안타 때 포수 조인성(엘지)에게 칼날같은 송구를 해 홈으로 달려들던 이와무라 아키노리(야쿠르트)를 아웃시켰다. 조금만 부정확했어도 선취점을 내어주는 상황이었다. 이진영은 4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1차전 때도 0-2로 뒤지던 4회 2사만루 때도 니시오카 쓰요시(지바 롯데)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묘기를 선보인 바 있다.

역시 정확하고 빠른 수비능력을 선보이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박진만(삼성)도 이날 6회말 자칫 안타가 될 수도 있는 니시오카의 땅볼을 1루수 이승엽의 글러브에 정확하게 꽂아넣는 송구로 아웃을 만들어냈다.

쫄깃쫄깃한 한국의 ‘인절미 수비’가 준결승, 결승까지 이어질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