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눈물의 스타] 유격수 박진만 위기때 호수비 ‘ML동급’ 재확인

사비성 2006. 3. 19. 15:39
[눈물의 스타] 유격수 박진만 위기때 호수비 ‘ML동급’ 재확인


비록 짠물 마운드는 허물어졌지만 무결점 수비는 그대로였다. 그래서 아쉽고 또 아쉽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한·일 3차 대전’에서 0-6으로 무릎을 꿇은 한국 대표팀. 그러나 철벽 수비는 변함없었고, 그 중심에는 내야의 ‘야전사령관’ 박진만30·삼성)이 있었다.

이미 현지 언론으로부터 최정상급 수비로 호평받은 박진만. 박진만의 그림 같은 메이저리거급 수비는 여전했다.

0-0으로 맞선 2회 일본의 공격. 선두타자로 나온 7번 이마에가 친 공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질 듯한 깊숙한 땅볼 타구.

그러나 어느새 다가간 박진만은 백핸드로 잡아 노스텝으로 1루에 정확히 송구, 탄성을 자아냈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가 뒷밤침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명수비였다. 박진만은 2회에도 사토자키의 강한 땅볼 타구를 캐치하는 등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게 한 일등 공신이었다.

대만전 9회말 한국의 승리를 지킨 다이빙캐치, 미국전 치퍼 존스의 총알 타구를 더블 플레이로 연결한 수비 등은 대회 최고의 호수비로 기억된다. 미국의 벅 마르티네스 감독과 멕시코의 에스트라다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 직후 “한국팀 유격수의 수비에 졌다”고 입을 모은 바 있다.

이승엽의 홈런포는 움츠러들었고, 전승 가도를 이끌던 환상의 계투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박진만의 글러브 만큼은 이날도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박진만으로서는 야구 인생 내내 기억에 남고도 아쉬운 경기였을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