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박진만, "3류 구장서 야구하니 3류 취급" 쓴소리

사비성 2006. 4. 3. 10:35
박진만, "3류 구장서 야구하니 3류 취급" 쓴소리
3류 구장서 야구하니 3류 취급 받을 수밖에
'메이저리그급 수비'삼성 박진만의 쓴소리

국내 구장들 대부분 인조잔디…부상위험에 몸사려
◇박진만
"3류 구장에서 야구하면 3류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SK 이진영은 지난 WBC 예선 일본전때 환상적인 다이빙캐치 하나로 스타덤에 올랐다. 2라운드 일본전에서도 멋진 홈송구를 선보여 '국민 우익수'란 호칭을 받았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바로 그 다이빙캐치에 대해 다른 각도로 말한다. "도쿄돔이었으니까 망정이지." "아마 대구구장에서 그런 수비했으면 6월까지 편안하게 병원에 누워 있을걸." 도쿄돔은 인조잔디이긴 해도 바닥 공사가 제대로 된 곳이다. 게다가 인조잔디의 올이 길고 푹신한 형태여서 납작한 대구구장과는 전혀 다르다.

대구구장 얘기만 나오면 삼성 유격수 박진만이 열변을 토한다. 유격수여서 콘크리트 바닥 같은 인조잔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선수다. WBC이후 느낀 게 많았던 모양이다. "대구구장에서 WBC가 열린다고 생각해 보자. 알렉스 로드리게스 같은 미국 선수들은 도망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선 한국 프로야구를 더블A 수준으로 평가한다는데 다른 이유가 아닌 것 같다"며 "3류 구장에서 야구하니까 3류 선수 취급을 받는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만에 따르면 대구구장 인조잔디에선 선수가 최선의 플레이를 생각할 수 없다. 타구가 올 때마다 최선을 다 하는게 아니라 부상을 피하는 패턴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멋진 모습이 나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라운드 상태가 좋으면 내야수들의 수비 범위가 넓어지는건 당연하다. 반대로 타자들은 더욱 빠르고 강한 타구를 보내려고 노력한다. 또한 투수들은 그런 타자들의 히팅 포인트를 줄이려 코너워크에 집중하고 떨어지는 구질을 개발하려 애쓴다. 전반적으로 야구 품질이 높아지게 된다.

WBC에서 돌아온 박진만은 이번 시범경기 동안에도 한차원 높은 수비 솜씨를 보였다. 지난 주말 롯데전을 치른 뒤에는 "집나간 골든글러브를 올해는 찾아와야죠"라며 2006년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월드 클래스' 유격수의 신명나는 수비를 방해하는 대구구장이 영 마땅치 않은듯 표정이 밝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