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박진만 '행운을 몰고 다니는 사나이'

사비성 2006. 10. 26. 21:15

박진만 '행운을 몰고 다니는 사나이'

 

삼성 박진만은 행운을 몰고다니는 선수다. 한마디로 복덩이다.

96년 현대에 입단하자마자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2004년 현대에서 우승한 뒤 FA로 풀려 2005년 삼성에 입단하자마자 우승했다. 그가 빠져나가자 현대는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그리고 박진만은 올해 또다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누비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이미 3년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개인적으로 4년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가 운이 따르는 것도 있지만 팀도 그가 있어서 행운이 잇따르고 있는 셈이다.

박진만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행운의 사나이’임을 입증하고 있다. 1차전에서 3회 선두타자로 나서 류현진을 상대로 좌중간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때리며 득점을 물꼬를 텄다. 류현진은 2회까지 6타자 중 5개의 삼진을 잡을 정도로 기막힌 호투를 펼쳤으나 박진만의 이 한방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박진만은 “원래 투수들은 빗맞은 안타에 맛이 가는 법이야”라며 자신의 타구가 행운을 불러왔음을 은근히 자랑했다.

2차전에서 6번으로. 그리고 3차전에서 5번타자로 한단계씩 올라선 그는 1-0으로 앞선 5회 2사 2루서 좌중간 2루타로 호투하던 최영필을 끌어내리는 데 선봉장이 됐고. 7회에는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연장 12회에 마침내 결승타를 날리며 혈투를 마감했다. 2사 2루서 구대성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를 때렸다. 대전구장의 긴 인조잔디에 힘이 죽은 타구는 우익수 앞까지 굴러가지 않고 2루수 한상훈이 달려가 주웠을 정도로 마치 힘조절을 한 것처럼 행운의 안타가 됐다. 박진만은 경기 후 “배트 끝에 걸려 타구가 갈수록 죽었다. 나에게 행운이 많이 따르네. 특히 올해는 5번타자로 나서면 더 그렇다”며 웃었다.

그는 올시즌 5번타자로 나서 가장 많은 홈런(5)과 타점(31)을 올릴 정도로 5번타자로 나섰을 때 성적과 행운이 따르고 있다. “등번호를 7번에서 5번으로 바꿔야하는 게 아니냐”는 농담에 그는 “7번을 달고 5번에 뛰니까 행운이 두배야”라고 특유의 살인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