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박진만만 같아라'.
프리에이전트(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고의 FA를 꼽자면 누구일까. 아마 선동렬 삼성 감독은 주저없이 박진만을 낙점할 것이다. 최고 유격수 답게 든든한 수비로 실점을 막아준다.
수비뿐만 아니다. 해결사 노릇도 하고 찬스를 불러오는 능력도 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박진만의 이런 장점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박진만은 한국시리즈 역대 최다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고 계속 경신 중이다. 4차전이 끝난 가운데 43경기에 출전했다. 올해로 7번째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단골 고객이다. 현대 시절 4번의 우승반지를 끼었고 지난해 FA로 삼성 유니폼을 입고 2년 연속이자 개인적으로 6번째 우승을 눈 앞에 두었다. 선수로서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은 이순철 전 LG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7회. 박진만은 30살에 불과해 이 기록도 깰 것으로 보인다.
이 가을의 사나이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제몫을 톡톡히 했다. 한국시리즈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3~4차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3차전에서는 3-3으로 팽팽한 연장 12회초 2사2루에서 한화 소방수 구대성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터트려 결승타점을 기록했다.
4차전에서도 압권이었다. 앞선 4타석에서 안타를 터트리지 못하다 2-2 동점이던 연장 10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서 깨끗한 중전안타를 물꼬를 텄다. 게다가 1사 후 기습적인 도루를 감행해 문동환을 압박했고 김재걸의 좌중간 안타 때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했다. 특히 10회말 2사 2,3루의 동점 혹은 역전 위기에서는 투수 오승환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된 김태균의 타구를 재빨리 잡아 1루에 뿌려 간발의 차로 아웃시키고 경기를 끝냈다.
박진만은 이번 한국시리즈 타율 3할5푼3리(17타수6안타)로 팀 내 리딩히터에 4득점(팀 내 1위) 2타점을 올렸다. 여기에 팀 무실책을 이끄는 탄탄한 수비로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 2년 연속 우승을 눈 앞에 둔 선 감독으로선 이리 보아도 예쁘고, 저리 보아도 고운 박진만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