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박진만, 선동렬 '지키는 야구'의 핵

사비성 2006. 10. 27. 21:55
박진만, 선동렬 '지키는 야구'의 핵
[OSEN 2006-10-27 08:38]

[OSEN=김영준 기자] "방망이는 못 믿는다"라고 선동렬 삼성 감독은 줄곧 말한다. 그렇다면 선 감독은 확률적으로 무엇을 믿을까. 바로 마운드와 수비다. 이것이 삼성의 '지키는 야구'의 요체다.

그리고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특히 4차전에서 삼성 수비의 위력은 제대로 드러났다. 그 중핵은 유격수 박진만이다.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때부터 멕시코 등 상대 팀 감독은 물론 ESPN 등 미국 유수 언론으로부터 공인받은 박진만의 수비 실력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고비마다 삼성을 살려냈다.

특히 4차전에서 박진만은 승부의 흐름을 삼성 쪽으로 돌리는 결정적 수비를 5차례에 걸쳐 해냈다. 먼저 2회말 1사 1,2루에서 백재호의 2루 땅볼 때 타자주자 백재호를 아웃시킨 뒤 2루로 송구된 공을 받자마자 감각적으로 포수 진갑용에게 뿌려 홈으로 돌진하던 2루주자 이범호를 잡아냈다. 박진만의 넓은 시야와 숙련된 감각에 한화는 더블 아웃으로 기회를 날렸다.

이어 박진만은 3,4회 잇따라 신경현과 김민재의 안타성 타구를 캐치, 아웃시켰다. 위치 선정 능력과 어깨에서 한국 최고 수준의 유격수임을 입증해주는 수비였다.

삼성이 최대 고비에 몰렸던 9,10회에도 마무리는 박진만의 글러브에서 이뤄졌다. 9회말 끝내기 위기였던 2사 2루에서 심광호, 10회말 2사 2,3루에서 김태균의 2유간으로 흐르는 땅볼을 잡아내 삼성의 4-2 승리를 지켰다.

여기다 박진만은 덤으로 타격에서도 3차전 이후 5번타자로 중용돼 득점 가뭄의 물꼬를 터주고 있다. 3차전은 연장 12회초 구대성을 무너뜨리는 결승안타를 쳐냈고 4차전에서도 10회초 중전안타로 출루, 결승 득점을 올렸다.

WBC 당시 멕시코 감독은 8강리그전 패배 후 "박진만 때문에 졌다. 그에게 가는 타구는 전부 아웃"이라고 한탄했는데 한화의 김인식 감독 역시 지난 26일 같은 기분이었을 것 같다. 단기전에서 박진만의 철벽 수비는 플러스 요인이 아닐 수 없다.

sgoi@osen.co.kr

<사진> 지난 26일 4차전서 박진만이 한화 신경현의 3유간 깊숙한 타구를 잡아 외야 잔디 지역에서 점프 스로로 아웃시키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