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이 정도면 개근상이 아니라 감투상을 줘야 될 듯 싶다.
삼성의 내야수 박진만(30)과 소방수 오승환(24)이 올해 굵직한 국내외 대회에 모두 참가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를 마치고 지난 13일 귀국한 오승환과 박진만은 단 하루짜리 휴식을 취하고 15일 오전 부산으로 내려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몸상태는 말이 아니지만 국민들이 금메달을 원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나서고 있다.
이들의 개근상 내역을 살펴보면 불쌍하다 못해 측은하다. 박진만과 오승환은 지난 3월 열린 WBC 대회에 대표선수로 출전, 나란히 4강 기적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개선장군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그 다음 기다리고 있던 무대는 126경기짜리 페넌트레이스. 이들은 각각 2할8푼3리-65타점-11홈런과 47세이브 아시아 세이브 신기록을 세우며 삼성의 정규리그 2년 연속 1위를 이끌었다.
전반기 마감과 함께 이들은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박진만은 팬투표로 뽑은 베스트 10, 오승환은 감독추천선수로 별들의 잔치에 참가했다. 후반기 현대의 대추격을 뿌리치고 무사히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물론 이들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대활약을 펼쳐 2연패의 주역이 됐다. 박진만은 한국시리즈 MVP, 오승환은 6차전 헹가래 투수가 됐다.
아시아 제왕을 놓고 벌인 코나미컵 아시아 시리즈는 이들의 5번째 무대. 예선리그에서 일본과 대만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를 악문 채 던지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태극마크를 달고 부산 합숙훈련에 참가했다. 코나미컴 참패로 얼굴을 들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기필코 금메달을 따내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두 선수를 보는 주변의 시각은 측은하기 이를 데 없다. 역대 프로야구 역사상 올해 이들처럼 1년 내내 야구하는 선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굵직한 대회에서 주전으로 맹활약했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들의 활약 없이는 금메달이 어렵다. 이들을 보면 메이저리그 연속경기 출전기록을 보유한 칼 립켄 주니어도 울고 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