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30일 대만 잡고 야구드림팀 첫 金?

사비성 2006. 11. 28. 20:45

30일 대만 잡고 야구드림팀 첫 金?

 

日 사회인 출신들 주축 팀구성…박진만 "사실상 첫 경기서 우승결판"
“첫 금메달은 야구의 몫입니다.”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 박진만(삼성)의 이야기다.
언뜻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최종 경기는 12월6일 중국전이다. 마지막 경기인 일본-대만전은 12월7일에 끝난다. 그 이전까지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하나 없이 ‘손가락만 빨고’ 있으란 말인가.

나란히 12월2일 메달을 결정짓는 한국의 첫 금메달 후보인 여자 사격 트랩의 이보나, 남자 유도의 장성호, 체조 단체전에 출전하는 남자 대표팀이 들으면 발끈할 이야기다.

하지만 박진만의 생각은 다르다. “30일 첫 경기에서 대만을 이기면 사실상 금메달을 따는 것이 아니냐. 더구나 대만전은 대회 공식 개막전보다 하루 앞서 벌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사실상 확정 지으면 전체 선수단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카타르 도하의 알 라얀 스포츠클럽 야구장에서 5일째 훈련을 끝낸 야구 대표팀 전체의 생각이 그렇다. 대만전에서 승리한 뒤 12월1일 사회인 야구 출신들이 주축인 일본을 꺾는다면 금메달은 떼논 당상이다.

대만전 ‘올인’ 전략은 김재박 감독의 말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만에 덜미를 잡히며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수모를 겪었던 김 감독은 “대만전 이후 게임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단 첫 게임을 하고 난 다음에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전도 치열하다. 한국과 대만은 상대국가의 취재진이 자신들의 훈련 모습을 촬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대표팀의 주축 투수인 류현진(한화)과 오승환(삼성)은 27일 타자들을 상대로 한 시뮬레이션 피칭을 통해 실전 감각을 다듬었다. 오승환이 이대호(롯데)에게 홈런을 맞긴 했지만 묵직한 볼 끝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 김 감독은 선발 등판이 유력한 베테랑 손민한(롯데)을 비롯해 류현진과 오승환을 대만전에 총동원, 반드시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김 감독은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27일 훈련에서는 알 라얀 야구장이 간이펜스로 둘러져 있는 점을 고려, 볼이 내야에서 악송구 됐을 때 펜스를 맞고 어떤 방향으로 굴절되는 선수들에게 관찰하도록 했다. 볼의 튕기는 각도까지 염두에 두고 베이스러닝을 하라는 뜻. 야구 대표팀의 대만전 준비는 이렇게 세심한 부분까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