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7년

[현장메모] '새 옷' 입은 대구구장 어때요?

사비성 2007. 3. 21. 18:31

[현장메모] '새 옷' 입은 대구구장 어때요?

 

대구구장이 확 달라졌다.

롯데와의 시범경기가 벌어진 20일 겨우내 새롭게 단장된 대구구장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깔끔한 새 인조잔디. 완전히 교체된 외벽들과 관중석 등 새 구장으로 탈바꿈했다. 마치 롯데의 홈구장인 사직구장에 들어선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인조잔디는 예전의 매트식에서 대전구장과 도쿄돔에 설치된 최신형 장파일잔디로 바뀌었다. 1월17일 시작된 공사는 2개월이 소요됐고 대구시와 삼성에서 10억원의 비용을 분담했다. 이밖에 홈플레이트에서부터 외야 펜스까지의 거리는 좌·우의 경우 4m 늘어난 99m. 중앙은 3m 멀어진 120m로 그라운드가 외야쪽으로 확장됐다. 대구구장이 ‘홈런 공장’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듯하다. 9회 초 이대호의 홈런성 타구가 담장에 걸린 것이 좋은 사례. 펜스 보호대와 그물망은 물론이고 외벽도 잔디와 어울리는 초록색으로 깔끔하게 바뀌었다. 관중석에는 가족석과 특별 지정석이 새로 만들어졌다.

대구구장의 대변신은 선수들에게 적응의 과제를 남겼다. 이날 롯데 좌익수 정수근이 3회 좌익선상 파울 타구를 수비하다가 넘어진 것이나 선수가 달리기를 하다가 잔디에 걸려 쓰러진 것 등은 잔디 적응의 필요성을 보여준 장면이다.

롯데 선발 손민한은 “경기장 적응에 중점을 두고 던졌다. 구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구장이 넓어져 몸쪽 승부가 가능해졌다”고 말했고. 이대호 등 롯데 내야수들은 “대전구장과 큰 차이가 없지만 타구 속도는 오히려 느린 것 같다. 바닥에 충진제가 너무 많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유격수 박진만은 “대전구장보다도 푹신하고 한결 부드럽다. 수비하기 편하다. 부상 방지 등 여러 측면에서 좋을 것이다. 왜 진작 교체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안고도 관중이 적고 구장 시설이 낙후돼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대구시는 이번 구장 개보수와 함께 올 해 안으로 새 야구 전용 구장의 건설안을 확정해 2011년 완공할 계획도 갖고 있다.

대구가 ‘야구의 메카’로 거듭날 기회다. 이날 시범경기로는 드물게 3000명의 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