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7년

친정팀만 만나면 울고 웃는 선수들 누가 있나?

사비성 2007. 8. 14. 01:16
친정팀만 만나면 울고 웃는 선수들 누가 있나?
[일간스포츠   2007-08-14 09:44:23] 
 
강병철 롯데 감독은 두산 최준석을 만나면 농담 섞인 핀잔을 주곤 한다. "너는 왜 롯데한테만 잘 하냐"고. 그러면서도 이내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잊지 않는다.

지난해 중반 롯데의 팀 사정상 두산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옛 제자에 대한 애정과 미련이 잔뜩 묻어 있는 느낌이다.
 
트레이드로 둥지를 옮긴 선수들에게 '친정팀'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아쉬움 가득한 추억의 고향일까, 아니면 반드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오기의 대상일까. 주요 이적 선수들의 올시즌 친정팀 상대 성적을 정리했다.
 
▲친정팀을 울려라
 
지난 10∼12일 잠실 두산-롯데전은 '친정팀 시리즈'라 부를 만했다. 롯데 정수근과 두산 최준석이 각자 전 소속팀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정수근은 3연전에서 2루타 3개 포함 4안타 2득점을 올리며 9년간 몸담았던 두산을 울렸다.

특히 8회 강우콜드게임으로 끝난 12일 1-1로 맞선 6회초 선두 타자로 2루타를 치고 나가 결승 득점에 성공하며 팀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2002년 롯데에서 데뷔한 최준석은 11일 경기 5회 쐐기 투런 홈런으로 친정팀에 치명타를 날렸다. 최준석은 올시즌 롯데전에서 3할4푼9리(43타수 15안타)의 고타율로 시즌 타율(.244)을 훨씬 웃돌고 있다.
 
▲반갑다 친정팀
 
최준석 외에도 친정팀만 만나면 펄펄 나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한 박명환은 올시즌 두산을 상대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37의 쾌투를 펼쳤다.
 
타자 중에는 삼성 심정수의 친정팀 상대 성적이 눈에 띈다. 올시즌 24개의 홈런 중 수년간 몸담았던 두산과 현대전에서 무려 13개를 뽑아냈다. 두산에 7개, 현대에 6개로 가히 '친정팀 킬러'라 부를 만하다.

SK 박경완과 박재홍도 현대만 만나면 더욱 힘을 낸다. 박경완은 올시즌 13개의 홈런 중 6개를 현대전에서 때려냈다. 박재홍도 현대전에서 타율 3할6푼2리(47타수 17안타) 4홈런 1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친정팀이 두려워
 
반면 친정팀 앞에서는 유난히 맥을 못추는 선수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 박진만과 현대 정성훈. 박진만은 9년간 뛰었던 현대를 상대로 타율 1할2푼5리(32타수 4안타)의 빈타에 각 구단 중 유일하게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정성훈도 고향팀 KIA를 만나면 타율 1할2푼8리(47타수 6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친정팀을 상대로 잘하거나 못하는 선수 모두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는다. 그저 여러 팀 중 하나일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친정팀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기는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