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0년

[KS] 퀸란-박진만, 똘똘한 하위타선

사비성 2000. 11. 1. 16:39
[KS] 퀸란-박진만, 똘똘한 하위타선
[스포츠투데이 2000-11-01 14:16]
‘밑바닥의 공포.’ 현대 8·9번 퀸란(32)과 박진만(24)이 한국시리즈에서 똘똘한 수비와 방망이로 팀 승리를 이끌고 있다. 2경기에서 팀이 뽑아낸 10타점 중 7점을 합작해 냈고,홈런도 이들 손에서 처음으로 연달아 터져나왔다. 하위 타선이라고 얕잡아 봤다가는 큰코 다치기 십상이다.

지난달 30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1차전. 0-0으로 팽팽하던 균형이 4회 퀸란의 적시타로 깨졌다. 1사 만루에서 퀸란이 보란 듯이 좌익수 옆을 흐르는 안타를 쳐냈다. 두산의 중계플레이에 2루주자는 홈에서 아웃됐지만 선제 1타점을 올려 이 날의 결승타가 됐다. 31일 열린 2차전에서는 4-2의 근소한 리드에 마음을 놓지 못하던 현대 벤치에 8회 2사 1·2루 상황에서 120m짜리 스리런포를 안겨주었다. 승부는 그것으로 끝.

2차전에서는 박진만도 펄펄 날았다. 선취점부터 마지막 쐐기포까지 이날 경기의 시작과 끝은 박진만이 책임졌다. 2회 2사 후 2·3루 찬스가 박진만 앞에 걸렸다. 똘똘한 박진만의 방망이가 좌전 적시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2-0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타였다. 이후 8회 2사 후 퀸란이 3점포로 두산의 숨통을 끊어놓자 연이어 솔로포를 작렬시켜 확인사살까지 했다.

사실 이들은 방망이보다 수비에서 팀 기여도가 더욱 높았다. 퀸란의 메이저리그급 3루 수비는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고,김재박 감독이 수비위치 선정을 내맡기는 국가대표 유격수 박진만의 깔끔한 수비는 이미 정평이 났다. 공교롭게 2차전 초반 나란히 1루 악송구로 실책을 하나씩 범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약이 돼 후반 물샐 틈 없는 공조 수비의 원동력이 됐다.

현대 타선의 끝이자 또 하나의 시작인 ‘밑바닥의 공포’ 퀸란과 박진만의 활약을 주목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