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8년

박진만과 오재원, 이들이 '미쳐야' 한다

사비성 2008. 10. 16. 11:49

박진만과 오재원, 이들이 '미쳐야' 한다

기사입력 2008-10-16 10:15
 
단기전은 순간의 싸움이다.

 찬스에서의 폭발적인 순발력이 승부를 가른다. 소위 '미친' 선수들이 한 두 명쯤은 나와야 경기가 잘 풀리고 승산이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두산과 삼성은 미친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오재원을 찍었고, 삼성 선동열 감독은 박진만을 선택했다. 한 쪽은 프로 2년차이고, 다른 한 쪽은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거는 김 감독과 베테랑을 신뢰하는 선 감독의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는 선택이다.

 김 감독의 오재원 사랑은 각별하다. 15일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 감독은 가장 기대하는 선수로 오재원을 꼽았다. 김 감독은 "오재원이 잘 해줘야 분위기가 산다고 생각한다. 오재원이 이종욱과 함께 상위타선에서 잘 해야 김현수, 김동주에게 찬스가 연결된다"며 "부담을 주는게 아니다. 성적을 못내도 내년 좋은 타자로 성장할 선수다. 이번 가을 무대가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신뢰를 나타냈다.

 지난해 입단한 오재원은 올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2할4푼8리에 2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빠른 발을 지녔고,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 일찌감치 김 감독이 포스트시즌용 2번타자로 찍었다.

 선 감독이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박진만을 꼽은 것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박진만이 미쳐야 한다는 뜻이 무엇일까 의문을 자아냈다.

 그러나 선 감독은 "박석민과 채태인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잘 했지만 큰 게임은 진갑용이나 양준혁, 박진만이 어느 정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기전 승부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이들 중 한 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박진만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잘 해줬다"고 밝혔다.

 선 감독의 말대로 이미 박진만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미친' 활약을 보였다. 1차전서 안타성 타구를 잡아 역모션 송구로 더블 플레이를 연결했고, 2차전서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사령탑으로부터 선택받은 이들이 플레이오프 판도를 움직일 주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