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믿었던 수비 어이없는 실책에 고개 떨구다

삼성, 믿었던 수비 어이없는 실책에 고개 떨구다

기사입력 2008-10-17 09:59 

[JES 하남직] 단기전에서의 수비 실수 하나는 승패를 결정짓는다. 삼성은 1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이하 PO) 1차전에서 실책에 울었다.

6-4로 역전당한 7회말 2사 2루, 두산 고영민의 평범한 땅볼이 삼성 유격수 박진만(32)을 향했다. 이닝 종료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진만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왔던 공이 그라운드 위로 떨어졌다. 박진만의 포구 실책으로 '준족' 고영민은 여유있게 세이프.

더 심각한 장면이 펼쳐졌다. 2루주자 김현수는 박진만의 송구가 1루로 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홈까지 내달렸다. 두산 공격의 맥을 끊을 만한 본헤드 플레이.

하지만 박진만은 실책에 대한 실망감에 고개를 들지 못했고, 김현수를 시야에서 놓쳤다. 김현수의 '무모한' 질주는 득점으로 연결. 박진만에게 두번째 실책이 주어졌다.

정규시즌 실책 11개로 8개구단 주전 유격수 중 가장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던 박진만은 올 해 첫 '한경기 2실책'을 기록했다. 동시에 삼성은 추격이 불가능한 격차를 허용했다.

우익수 최형우(25)의 수비는 더욱 뼈아팠다. 두산 타자들의 우측 타구는 번번이 예상밖의 결과를 낳았다. 4회 고영민의 빚맞은 타구가 우익선상에 떨어졌다. 2루까지 내주는 것은 도리가 없었지만 최형우는 낙구지점을 잘못 찾아 3루까지 내줬다.

승부가 갈린 7회말에도 최형우는 경험부족을 드러냈다. 4-4로 맞선 무사 만루 상황에서 김동주의 우익수 쪽 얕은 플라이가 나왔다. 타구가 높게 치솟은 덕에 깊은 수비를 하던 최형우도 손쉽게 낙구지점 근처에 도달했다.

그러나 '속도조절'에 실패해 한발짝 뒤로 물러나며 공을 잡았다. 포수출신으로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최형우지만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발빠른 3루주자 이종욱을 상대하기에는 버거웠다. 홈 송구는 포수 현재윤의 왼쪽으로 향했고, 이종욱이 홈에 먼저 도달했다.

경기 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젊은 선수 중 최형우가 가장 긴장한 것 같다. 그래도 계속 기회를 주겠다"고 최형우를 두둔했다. '삼성의 미래'를 위해서는 환영할만한 선택. 하지만 PO 1차전 승패는 뒤바꿀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