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극찬 “박진만은 머리로 잡는다”

김민재 극찬 “박진만은 머리로 잡는다”

기사입력 2008-10-20 10:50 

[JES 김식]

일간스포츠의 플레이오프 3차전 관전평을 맡은 한화 유격수 김민재(35)가 삼성 박진만(32)의 수비를 몇 번이고 칭찬했다.

김민재는 "중요할 때마다 만두(박진만의 별명)의 수비가 경기 흐름을 돌려놨다"고 평가했다. 지난 19일 열린 3차전을 TV로 지켜본 김민재는 두산의 결정적인 찬스를 맞고 잘 맞은 타구가 나올 때마다 박진만의 포구 위치를 유심히 살폈다. 화면이 타자에서 수비수로 넘어간 순간, 박진만은 기다렸다는 듯 타구의 길목을 막고 있었다.

이날 백미였던 8회초 2사 만루. 두산이 1점을 추격해 2-6이 됐고, 한 방이면 막판 대역전도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삼성 좌투수 권혁이 두산 3번타자 김현수에게 볼카운트 0-1에서 바깥쪽 공을 던졌다. 김현수는 특유의 부드러운 폼으로 밀어쳤다. 총알 같이 뻗은 타구는 박진만의 점핑 캐치에 걸렸다.

타구가 워낙 빠르고 깊어 박진만이 그 위치에서 기다리지 않았다면 100% 안타였다. 1루로 달리던 김현수가 허탈한 듯 무릎을 꿇었고, 두산의 추격 의지가 꺾였다.

김민재는 "박진만이 잘 한 건 유연하고 빠른 점프만이 아니었다. 수비 위치를 기가 막히게 잡아냈고 예상대로 타구가 왔기 때문에 멋진 수비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재는 "김현수의 배팅포인트는 여느 왼손 타자와 다르다. 바깥쪽 공을 제대로 밀어쳤을 때 좌익수 쪽보다는 좌중간 방향으로 타구가 날아간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박진만은 정상 수비위치에서 2루 쪽으로 몇 걸음 이동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 번 자리를 잡는다고 끝이 아니다. 동료 배터리의 사인을 보며 볼카운트, 구종에 따라 추가로 한 두 걸음 정도는 좌우로 오가야 한다. 이런 면에서 박진만은 역시 최고 유격수"라고 치켜세웠다.

'김현수 시프트'는 3회 2사 만루에서도 두산을 압박했다. 김현수가 잘 받아친 타구가 윤성환의 글러브를 맞고 중견수로 빠지나 싶었는데 어느새 박진만이 기다려 낚아챘다. 수비 시프트가 독이 될 수도 있지만 낮은 확률을 과감히 포기하고, 높은 확률을 택한 박진만 수비가 승리했다. 선취득점에 실패한 두산은 3회말 결승점을 내줬다.

또 김민재는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박진만이 4회 1사 1·3루에서도 대단한 수비를 했다. 이대수의 타구를 병살타로 쉽게 처리했는데, 사실 그런 장면에서는 2루로 토스해 우선 1루주자를 안전하게 잡아내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박진만은 과감한 스로잉으로 선행주자를 잡아냈고, 2루수 신명철도 매끄럽게 1루로 송구해 실점을 막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