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기대하는 '박진만 잔류 효과'란?

삼성이 기대하는 '박진만 잔류 효과'란?

기사입력 2008-11-20 11:39 

[마이데일리 = 윤욱재 객원기자] 장원삼 트레이드로 홍역을 앓고 있는 삼성이 일단 한숨을 돌렸다. FA 유격수 박진만과 재계약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은 19일 박진만과 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을 포함해 총 12억원에 재계약한다고 발표했다.

애당초 FA 시장에서 삼성의 최대 목표는 박진만을 잔류시키는 것이었다. 삼성은 올해 타선 세대교체에 성공을 거뒀지만 박진만의 공백은 누군가 쉽게 대신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그동안 삼성이 실감한 '박진만 영입 효과'만 봐도 왜 그를 잔류시키는데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박진만은 2004년 겨울 심정수와 함께 삼성에 입단했다. 마침 선동열 감독 체제로 바뀐 시점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투수 중심의 야구를 구현했고 그것이 '지키는 야구'가 됐다.

하지만 투수가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지 않는 이상 수비의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키는 야구가 '이기는 야구'로 발전하는데 박진만의 수비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나이가 들어 움직임이 둔해졌다는 얘기가 있지만 전체적인 능력과 안정감에선 아직 박진만을 능가할 선수가 없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박진만은 수비가 으뜸이지만 공격력 역시 갖춘 선수다. 강력한 한방을 갖춘 타입은 아니지만 팀 배팅이 필요한 순간에 팀이 원하는 타격을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타율은 .244에 그쳤지만 후반기 들어 타격감이 회복된 점이 눈에 띈다. 박진만은 전반기 내내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부상과 부진이 겹쳐 타율 .224(255타수 57안타) 4홈런 27타점에 그친 것. 그러나 그는 후반기에 접어들자 타율 .312(77타수 24안타) 1홈런 11타점을 기록하는 등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 타격감이 회복된 그가 6번에 배치되자 타선의 균형이 잡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은 박진만을 선생님의 역할로도 기대를 하고 있다. 내년 시즌 삼성엔 대형 유격수감으로 꼽히는 김상수가 입단한다. 경북고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인 그는 빠른 발과 주루 센스를 겸비하고 있어 박진만을 보고 자란다면 큰 보탬이 될 것이 분명하다. 박진만 역시 명유격수 출신 김재박 감독의 지도 아래 성장했다.

[삼성 잔류를 선언한 FA 유격수 박진만. 사진=마이데일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