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코치진 고민, "박진만은 힘들고, 김병현도 빠지고..."

WBC 코치진 고민, "박진만은 힘들고, 김병현도 빠지고..."

기사입력 2009-02-16 09:36 

<조이뉴스24>

15일 저녁 미국 하와이로 또 하나의 '신화 재연'을 위해 한국 야구 대표팀이 전지훈련차 출발했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가 다음달 5일 개막하는 가운데 WBC 한국대표팀이 2주간의 일정으로 하와이에서 손발을 맞춰보게 됐다.

그 동안 야구대표팀은 감독 선임을 비롯해 투타 중심 선수들의 대표팀 발탁 고사 등 쉽지않은 준비과정을 겪었다. 하와이 전지훈련이 시작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고민거리도 꽤 있다.

무엇보다 안정된 수비를 위해서 탄탄한 내야진이 필요한 가운데 '명품수비'를 자랑하는 박진만(33.삼성 라이온즈)의 최종 엔트리 발탁 여부가 불투명해 김인식 감독을 비록한 코치진의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하와이로 떠나기 전에 가진 WBC 한국 대표팀 선수단의 기자회견에서 박진만은 스스로도 현재 몸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박진만은 "캐치볼은 거의 할 수 없고, 타격도 하프배팅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속팀 삼성 코치이자 WBC 대표팀에도 몸담고 있는 류중일 코치도 염려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류중일 WBC 대표팀 코치는 "삼성의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따라가지 못해 (박)진만이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알 수가 없다. 하와이에 가서 전체적으로 재점검을 해봐야겠다"며 "만약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면 고민을 해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해 대표팀에서 제외할 수 있음을 나타냈다.

박진만의 공백시에 대체 유격수 선정에 대한 취재진의 물음에 류중일 코치는 "내야수 요원 중에서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몇 명 있기에 이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선수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박)진만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고 강조했다.

마운드쪽에서는 김병현이 결국 최종 엔트리에서 빠지는 쪽으로 정리가 됐다.

양상문 WBC 대표팀 투수코치는 15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달부터 개인연습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김)병현의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알 수가 없는 상태다"고 털어놓으면서 "김인식 감독도 그러셨지만 이번 최종 엔트리의 선발기준은 '현재 컨디션이 어떻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 점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WBC 출전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런 양 코치의 우려대로 김병현은 이번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빠지게 됐고, 김인식 대표팀 감독도 최종 엔트리에 넣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병현은 하와이 전훈 소집을 코앞에 두고 '여권을 분실했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이번 대표팀 합동훈련에 함께 하지 못했다.

이에 김인식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상의 끝에 김병현을 엔트리에서 제외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분실이 빌미가 됐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대표팀 합동훈련 기간도 짧은데 뒤늦게 합류해봐야 훈련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또 현실적으로도 22일까지는 최종엔트리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김병현에 대한 기대는 접었다.

열흘 남짓 손발을 맞추게 되는 등 촉박한 일정 속에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최종 28인의 '태극전사'는 이렇게 자꾸 외양이 위축되고 있어 WBC 코치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