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9년

[현장속으로] 박진만 기적 꿈꾸는 손혁 노하우는

사비성 2009. 2. 20. 14:53

[현장속으로] 박진만 기적 꿈꾸는 손혁 노하우는

기사입력 2009-02-20 10:48

 

"문제는 본인의 마음가짐인데, 해보려는 의욕이 있어요."

 20일(한국시각) 하와이 센트럴오아후리저널파크. 박진만과 손 혁 대표팀 인스트럭터가 바삐 움직인다. 대표팀의 최대 이슈인 박진만의 어깨 재활 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훈련은 하루에 30분 정도 진행된다.

 현재 훈련효과는 괜찮은 편이다. 박진만은 이날 훈련 뒤 "재활 훈련을 하면서 근육이 약간 뭉쳤지만 상태는 한결 나아졌다"고 했다. 그 덕분에 19일에는 2, 3차례 송구도 해봤다.

 이 훈련은 손 인스트럭터가 자청해서 이뤄졌다. 그는 "현역시절 내가 아팠던 부위와 같다"며 김인식 감독에게 치료를 자청했다. 손 혁은 미국 톰하우스의 NPA(Natural Pitching Association)에서 재활훈련을 하며 투수들의 투구폼 교정과 재활 과정을 공부했다. 2007년에는 톰하우스를 찾은 박찬호의 폼 교정을 도와주기도 했고, 현재 한화와 대표팀의 투수 인스트럭터로 일하고 있다.

 그렇다면 손 인스트럭터 재활훈련은 어떤 것일까. 대표팀의 운명을 바꿀수도 있는 그 훈련의 비밀을 들여다 봤다.

 ▶가장 중요한 건 심리적 안정

 손 인스트럭터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선수의 심리상태다. 그는 "아픈 선수들은 그 쪽에 어떤 충격이 가해지면 통증이 있을까봐 무거운 것을 들거나 하지 않는다. 이 부담을 먼저 없애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먼저 갖게 하고 훈련을 해야 한다"며 "진만이는 처음에 어깨를 돌리는 것을 꺼렸다. 먼저 움직여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게 했고 지금은 많이 자신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진만도 "어깨를 들수 없었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두가지 포인트

 다음 코스는 부상 부위 근력 강화훈련이다. 현재 박진만은 어깨 뒤쪽 회전근 부위가 아프다. 이 부근의 근력을 강화시켜 통증을 줄여줘야 한다. 이에 대해 손 인스트럭터는 "어깨에 부담을 주지않는 범위 내에서 반복훈련을 한다. 어깨 뒤쪽 근육에 탄력과 파워를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훈련과정은 이렇다. 우선 고무줄을 잡고 어깨를 반복해서 돌린다.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안에서 원을 그리듯 움직인다. 이 동작의 포인트는 어깨 뒤쪽 근력 강화다. 이 근육들이 어깨를 받쳐줘야 공을 던질 수 있다.

 다음은 팔을 어깨 위로 드는 훈련이다. 공을 들고 팔을 위로 올린다. 이 동작은 박진만이 처음에 부담스러워했다. 어깨 위로 팔을 올리면 통증이 심했다. 하지만 어깨 위로 팔이 올라가지 않으면 송구할 때 부상이 따른다. 팔을 뒤로 많이 돌리지 못하고 앞으로 내뻗는 동작이 커지면서 무리가 오게 된다. 이 위험성을 제거하는 게 이 훈련의 포인트다.

 ▶무리는 금물

 박진만이 19일 송구를 했다는 말에 손 인스트럭터는 깜짝 놀랐다. "당분간 절대 그런 동작을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마음이 급해서 무리하게 움직이면 그동안 해왔던 게 수포로 돌아간다. 진만이의 급한 마음은 알겠지만 지금은 조심해야 할 때다"라고 밝혔다.

 "언제쯤 정상상태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진만이에게 달려있다"고 했다. "진만이가 언제쯤 던지겠다는 목표를 갖고 컨트롤 하는 게 중요하다. 본인의 의지가 많이 작용된다"며 "하지만 지금은 절대 서두를 때도 아니고 상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