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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전지훈련이 펼쳐지고 있는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파크. 최종엔트리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고민에 빠지게하는 선수가 있다. ‘명품수비’로 통하는 박진만(33·삼성)이 주인공으로. 그의 부상회복 정도에 따라 내야수는 물론. 배터리의 투구 패턴까지 연쇄변동을 일으켜야 한다. 박진만
이 갖고 있는 ‘특별함’ 때문에 코칭스태프는 물론. 동료 선수들까지 박진만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경험과 위압감 최고의 무기
코칭스태프는 역시 ‘경험’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숱한 경험에서 오는 노련함과 안정감이 소속팀에게는 여유를. 상대에게는 위암감을 준다는 것이다. 류중일 코치는 “수비만 놓고보면 어떨 때는 진만이보다 낫다 싶은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발휘되는 소위 ‘박진만표 수비’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다. 타구방향과 강약에 따라 자신의 스탭을 큰걸음. 작은걸음으로 나누고. 송구동작 이 후의 상황까지 계산하는 유격수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류 코치는 “타선에서 이승엽
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상대팀이 우리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듯 수비도 상대 유격수의 움직임을 보면 그 팀의 수준을 알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방망이에 맞는 순간 스타트
베테랑 포수 박경완(38·SK)은 “내가 본 유격수들 중 진만이가 단연 최고”라는 답을 먼저 내놨다. 타자의 방망이에 타구가 맞는 순간. 박진만은 타구 방향쪽으로 스타트를 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그는 “보통 야수들은 타자가 볼을 때린 뒤 타구 방향을 확인한 후 스타트를 끊는다. 박진만이 발이 빠른 편이 아닌데도 어려운 타구를 쉽게 처리하는 이유는 스타트 타이밍에서 오는 두 세 발”이라고 설명했다. 포수 입장에서는. 위기상황 때 병살플레이를 원하기 마련인데. 박진만이 그라운드에 있으면 무조건 그를 쳐다본다는 얘기도 더해졌다. 박경완
은 “코칭스태프가 ‘박진만. 박진만’ 하는 것은 선수인 내가봐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본선라운드까지 염두
오른쪽 어깨 인대가 손상됐고. 그 부위에 계속 염증이 생기는 박진만의 현 상태로는 대회 출전이 사실상 어렵다. 본인도 현 상황을 김인식 감독에게 보고했지만. “일주일 간은 무조건 재활에 신경쓰라”는 대답만 들었다. 백업 유격수 박기혁의 컨디션이 점점 살아나고 있고. 손시헌이 대기 중이지만 김 감독은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심지어 “본선라운드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희망만 있으면. 박진만을 데려가겠다”고 공언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면 더욱 능력이 발휘되는 ‘명품수비’가 야수 1명보다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