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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고의 유격수 삼성 박진만이 4일 개막을 앞두고 부상 때문에 한동안 공을 제대로 던지지 않아 "제구력이 고민"이라고 고백했다. <스포츠조선 DB> | |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과는 별무상관인 포지션. 그러나 삼성 유격수 박진만의 최근 고민은 특이하게도 '제구력 난조'다. 지난 겨울, 오른쪽 어깨 통증 때문에 소속팀은 물론 WBC 대표팀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그였다. 일단 3월의 시범경기는 무난하게 소화했다. 5경기에 출전했고, 17차례 타석에 섰다. 박진만은 3일 전화통화에서 "100%는 아니지만 80~90% 정도까지 어깨가 회복됐다"고 말했다. "정상적으로 경기를 뛰어도 통증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표팀에서 하차한 뒤 꾸준하게 관리를 받았고, 전훈캠프에선 언더핸드스로 송구를 하며 잘 관리해온 덕이다. 그런데 아직 한가지 문제가 남았다. 박진만은 "아프진 않은데, 이게 안쓰다 보니까..., 스피드도 안 나고 제구가 안 된다"며 웃었다. 1루 송구때 원하는 스피드와 코스로 공을 던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박진만이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뛰어난 송구 능력이다. 어떤 자세로 공을 잡아도 1루수에게 정확하게 던지고, 타자주자 특성에 따라 스피드를 조절하기 때문에 늘 조급함이 없어보이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강점이 석달간에 걸친 재활 후유증으로 인해 잠시 소멸된 셈이다. 이유는 딱히 없다. 그간 어깨 회전근이 '놀았기' 때문이다. 박진만은 "걱정 없다. 개막후 한달 정도 경기를 치르다보면 다시 적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제구력 난조는 보통 투수에게 큰 일로 여겨지지만, 주전 유격수의 '제구력 난조' 역시 보통 문제는 아닐 것이다. 박진만이란 엔진이 있기에 삼성 내야가 1년 내내 고른 호흡을 보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내친 김에 한 가지 더 질문. 며칠전 미디어데이때 "SK를 잡고 싶다"고 굳이 지목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박진만은 "한국시리즈 3연패는 해태밖에 못가진 기록이다. 나는 현대와 삼성 시절에 시리즈 2연패에 그쳤다. 그러니 또다른 3연패는 막아야하지 않겠나?(웃음) 또 SK의 3연패를 막고 싶다는 건, 일단 SK를 잡아야 우리가 우승권에 든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타율 2할4푼4리. 박진만은 "어~우, 그것도 고생하다 막판에 겨우 했던 건데. 올해는 그보다야 낫지 않을까. 2할7푼 정도는 치고 싶다"면서 웃음소리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