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9년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여전한 박진만 사랑

사비성 2009. 10. 23. 15:43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여전한 박진만 사랑
2009-10-23 11:34
KS 5차전 함께 보며 야구 즐겨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삼성 박진만, 방송인 이휘재(오른쪽부터)가 22일 잠실구장 테이블석에 나란히 앉아 KIA-SK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관전하고 있다. 정 회장이 관전 도중 뭔가 질문을 던지자 박진만이 대답해 주고 있다. <잠실=조병관 기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삼성 박진만, 방송인 이휘재.

 약간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들 3명이 22일 잠실구장 본부석의 3인용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한국시리즈 5차전을 관전했다. 정 회장은 KIA와 SK의 주요 선수가 나올 때마다 연신 박진만에게 뭔가를 얘기하며 승부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닝이 끝나도 야구에 관한 이들의 진지한 '의견 나누기'가 이어지곤 했다.

 박진만은 용인에 있는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재활중이다. 그런 그가 다른 팀 잔치를 보러 굳이 잠실까지 온 이유는 무엇일까.

 박진만은 "STC에 있는데 정 회장님께서 '한국시리즈 같이 보자'고 하시면서 전화가 왔다. 그래서 나왔다"고 밝혔다. 간단히 말해 정 회장이 시리즈 관전 파트너로 박진만을 호출한 셈이다. 박진만은 "줄곧 그랬지만 역시 야구를 너무나 좋아하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정몽윤 회장의 '박진만 사랑'은 각별하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 시절에 네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구단 재정의 일부를 책임졌던 정 회장은 특히 박진만에게 애정을 보였다. 지난 2004년말 박진만과 심정수가 FA 신분이 됐을 때도 현대는 '심정수는 보내되 박진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잡는다'는 내부 방침이 있었다. 물론 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였음은 당연하다.

 결국 박진만이 삼성으로 옮겼지만 그후에도 지금까지, 정 회장은 수시로 박진만과 전화 연락을 하며 아꼈던 선수에 대한 신뢰를 유지해왔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은 한때 대한야구협회 회장을 맡은 야구 마니아다. 해마다 상당한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면서 척박한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위해 공헌하기도 했다. 정 회장에게 가장 아쉬운 순간은 지난 2007년말 유니콘스가 공중분해되던 시점이다. 어떻게든 유니콘스를 인수하고 싶었지만, 보험회사의 성격상 주주들의 뜻을 거슬러 독자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는 게 옛 현대 프런트의 증언이다.

 박진만은 "휘재형과는 아주 오래전 현대 시절부터 인연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휘재의 충암고 동기생인 심재학 히어로즈 2군 타격코치가 유니콘스에서 뛸 때 부터였다고 한다.

 어찌됐거나 기업인, 현역 야구선수, 연예인이 한 자리에 나란히 앉아 한국시리즈를 관전하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 김남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