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0년

박진만 SK 입단 후 첫 훈련 “SK에 어울리는 선수 될 것”

사비성 2010. 11. 29. 22:25

박진만 SK 입단 후 첫 훈련 “SK에 어울리는 선수 될 것”

입력 2010.11.26 09:47수정 2010.11.26 10:33

"더 두껍게 해." 최동수(39·SK)의 조언에 박진만(34·SK)은 당황했다. 하지만 테이핑을 더욱 두텁게 했다. 이곳은 SK 일본 고치 캠프. 박진만은 "첫 날인데…"라고 말하면서도 테이핑을 했다. 그리고 한 시간동안 쉼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박진만이 SK 입단 후 첫 훈련을 소화했다. 보장 연봉 6억원을 뒤로하고 절반의 금액(최고 3억원)을 약속받고 SK에 입단한 그는 25일 일본 고치에 도착하자마자 '훈련소집' 명령을 받았다.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 하지만 그는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당찬 각오 속에 스스로를 다그쳤다. 어느 팀보다 훈련양이 많은 SK다. 박진만은 SK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고픈 마음이다.

-SK 이적 후 첫 훈련을 마쳤다.

"역시 SK다(웃음). 고치에 도착하자마자 '야간훈련에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삼성을 떠나면서 '내 몸 좀 고생시키자'라는 생각을 했다. 기분좋게 받아들였다. 유니폼은 늘 푸른색 계열(현대는 녹색, 삼성은 파란색 유니폼을 택했다. 박진만은 현대와 삼성을 거친 뒤 SK에 입단했다)이었지만 사복은 붉은색 계열로 많이 샀다. 잘 어울리지 않나."

-사실 삼성을 떠났을 때 몸상태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고질적으로 아픈 것이 아니라, 다친 것이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때 왼 무릎 뒷쪽에 통증이 왔다. 오늘(25일) 오사카의 병원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았다. '일정기간 조심하면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나이가 들어 움직임이 둔해진 것은 맞다. 하지만 아파서 뛸 수 없다는 생각은 오해다. 훈련을 통해 보여주겠다."

-SK의 강훈련을 소화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도 있다.

"베테랑 선수로 분류되면서 훈련양이 줄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에 입단(1996년)하고 처음으로 참가한 스프링캠프서 매일 야간에 타격 한 시간, 수비 한 시간의 훈련을 소화했다. 그 때와 같은 마음으로 고치에 왔다. 어떤 훈련도 소화할 자신이 있다."

-6억원 연봉을 보장받은 선수가 3억원짜리 선수가 됐다.

"그만큼 나는 간절했다. 경기에 뛰고 싶었다. 고향팀 SK에 왔다. 다시 시작이다. SK에는 수준급 내야수들이 있다. 주전 유격수로 뛰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SK에 입단하며 새로운 목표를 세웠을텐데.

"등번호 7번을 받았다. 내가 아끼는 번호다. 6개의 챔피언 반지가 있는데 올 해 내 등번호만큼 채우고, 은퇴하기 전에 양손(10개)에 모두 끼고 싶다. 마흔 살까지는 현역 생활을 하고 싶다. 물론 그냥 벤치를 지키는 선수로 그 나이까지 버티지는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