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1년

[WHY+] SK-삼성 '외국인 투수 신경전' 원인은 박진만 때문?

사비성 2011. 3. 15. 16:36

  • [WHY+] SK-삼성 '외국인 투수 신경전' 원인은 박진만 때문?
입력: 2011.01.07 21:55/ 수정: 2011.01.07 21:55

기가 막힌 반전이다.
 

SK가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을 영입하자 삼성은 SK와 재계약을 포기한 14승 투수 카도쿠라 켄과 접촉했고, 이제 SK가 삼성과 계약이 불발된 일본인투수 가네무라 사토루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삼성과 SK간의 신경전이 스토브리그를 후끈 달구고 있다.
 

◇발단은 박진만의 이적
 

신경전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것은 박진만의 이적이었다.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의 세대교체 작업에 휘말려 입지가 좁아진 박진만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팀을 떠나기를 원했고 결국 SK의 품에 안겼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두 달 남짓만에 선 전 감독이 물러나고 류중일 감독이 사령탑에 올랐다. 유격수 출신인 류 감독은 박진만의 이적을 극구 만류했다. 그러나 류 감독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치로 중국 광저우에 나가 있는 동안 박진만은 SK로 떠났고, 류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외국인 투수로 맞불
 

카도쿠라 영입은 그의 주니치 시절 대선배인 선 전 감독 체제에서 추진됐지만 류중일 신임 감독으로서도 14승 선발 투수는 탐나는 존재였다. 삼성의 카도쿠라 영입이 가시화되자 SK는 7일 삼성이 버린 가네무라 카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네무라 역시 삼성과의 계약이 어려워지자 김성근 감독에게 직접 테스트를 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새 외국인투수 영입에 큰 진전을 보이지 않던 SK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2011시즌 우승 향한 심리전 때이른 개봉
 

디펜딩 챔피언 SK는 수성을 해야 할 위치에 있고, 삼성은 화끈한 공격야구로 정상 정복을 선언했다. 시즌 개막은 아직도 멀었지만 하나의 목표를 놓고 무한경쟁을 선언한만큼 기선제압을 위한 심리전은 피할 수 없다. 시즌 종료 후 두 구단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SK 관계자는 "가네무라는 순수하게 테스트 차원에서 부르는 것"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지만 SK로서는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다. 가네무라는 일본 시절 성적만 놓고 보면 카도쿠라에 비해 한 수 위인데다 나이도 세 살이나 젊다. 부상 변수 등으로 계약이 불발되더라도 심리전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삼성 측은 "우리와 계약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다른 구단을 알아보라고 권했지만 그 대상이 SK가 될 줄은 몰랐다. 조금 당혹스럽긴 하지만 SK의 메디컬 팀이 판단할 문제다. 그래도 카도쿠라는 국내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니 서로 선수를 맞바꾼 셈 치더라도 밑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