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1년

박진만 “나? SK유격수 박진만!”

사비성 2011. 3. 15. 16:33

박진만 “나? SK유격수 박진만!”


"SK 유격수 박진만입니다. 어색하지 않나요?"

박진만(35·SK)의 SK행이 확정되자 팬들은 '박진만 인천 상륙작전 성공'이라며 반겼다. 박진만의 고향팀 복귀는 "전력상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래서 박진만은 보장 연봉 6억원을 뿌리치고 SK를 택하며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박진만은 13일 전화통화로 "지금은 오키나와에 있다. 재활군 캠프인데도 훈련 스케쥴이 빡빡하다. 쉴 틈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자꾸 웃음이 나온다. 몸은 고되지만 SK 선수가 되어가는 느낌이 좋다. 나는 SK 유격수 박진만이다. 어색하지 않다"고 웃었다.

-SK에 입단한 지 두 달이 됐다. SK 훈련, 직접 해보니 어떤가.

"적응 다됐다. 훈련 덕이다. 지난 해 11월 입단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일본 고치 마무리훈련에 참가했다. 지금은 오키나와에 있다. 재활군 캠프인데도 훈련 스케쥴이 빡빡하다. 역시 SK다. 쉴 틈이 없다. 그런데 외부에서 볼 때는 'SK 훈련 너무 고되다'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해보니 다른 점이 있다. 선수들이 훈련 중에도 웃더라. '훈련이 자산이다'라는 생각이 퍼져있는 것 같다. 훈련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지루하지가 않다."

-몸상태와 나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데.

"삼성에서는 내가 최고참 중 한명이었다. 팀이 세대교체를 지향하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나이들었구나'라는 기분을 느꼈는데 SK에서는 다르다. (최)동수 형, (박)재홍이 형 등 고참이 많으니 젊어진 느낌이다. 한참 일해야 할 때다(웃음). 프로에 입단(1996년)한 뒤 앞만 보고 달려왔다. 몸을 돌보는데 소홀했다. 무릎과 허리 등에 통증이 있었는데 점점 좋아지고 있다. 2월 평가전이 열리기 전까지 몸을 만들어 놓겠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목소리에 생기가 느껴지는데.

"그런가. 솔직히 절박한 심정이다. 지난 2년간 100경기를 넘긴 적이 없다(2009년 76경기·2010년 46경기). 올 해도 그 정도에 머문다면 정말 물러나야할 지도 모른다. SK로 오자마자 '내 인생을 건다'라고 마음 먹었다. 베테랑 선수로 분류된 뒤 훈련양을 줄인 적도 있는데 지금은 다르다. 젊은 선수들과 같은 양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라운드에서는 젊은 선수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싶다."

-류중일 삼성 신임 감독과는 인연이 각별한데.

"코치님, 아니 이제 감독님이라고 불러야하는데(웃음)…. 감독님 차를 타고 이동할 때가 많았다. 그때 이런저런 하소연도 많이 했다. 명 유격수 출신이다보니 말이 잘 통했다.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그런데 감독이 되시고 나니 전화조차 못 드리겠더라. 마음속으로는 깊이 축하드리고 있다. SK 유격수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면 감독님도 좋아하시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