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1년

박진만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코피를 흘렸다."

사비성 2011. 12. 6. 16:00

박진만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코피를 흘렸다."

기사입력 | 2011-11-02 16:41

SK 박진만이 지난 19일 롯데의 PO3차전서 롯데 전준우의 타구를 잡지 못해 내야안타를 내준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인천=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포스트시즌 1경기는 정규시즌의 3∼4경기를 한 것과 맞먹는 체력이 소모된다는 말이 있다. 선수들 모두 그 말에 공감을 한다.

SK는 올가을 준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총 14경기를 치렀다. 역대 최다 포스트시즌 경기 기록을 세웠다. 많은 전문가들은 만약 SK가 5차전을 이겼더라도 결국 우승은 삼성이 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SK의 체력이 그만큼 바닥났다는 것.

96년부터 포스트시즌만 13년을 뛴 SK 박진만은 "이때까지 많은 포스트시즌을 치렀지만 올해만큼 힘든 적이 없었다"고 했다.

박진만은 "포스트시즌은 정말 정규시즌과는 비교를 할 수 없다. 한 경기 할 때마다 체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낀다. 수비할 때 공을 못 쫓아가기도 하고 타격할 때 반응도 느려지고 스윙도 늦다. 특히 이번엔 정규시즌이 끝나자마자 준PO를 시작해 우리 선수들은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포스트시즌을 했다"고 했다.

35세의 베테랑인 박진만은 체력소모가 심한 유격수로서 이번 포스트시즌 14경기 중 13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한국시리즈 2차전 때 이만수 감독이 지친 박진만에게 휴식을 주기도 했다. 박진만은 "그때 이틀을 쉬었지만 그런 피로는 하루 이틀 쉰다고 나아지지 않는다"면서 "SK 선수들이니까 그 정도로 버틴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동료들을 칭찬했다.

얼마나 힘들었냐고 묻자 "이건 말로 설명하기가 힘든데…"라고 잠시 생각하더니 "이때까지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코피를 흘린 경우는 처음이었다"라고 했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때 한차례씩 훈련 때 코피가 났었다고 했다. 한국시리즈때는 두차례 링거를 맞기도 했다. 그 상황에서 대포알같은 삼성 불펜 투수들의 공에 대처하는 건 애시당초 무리였을 지도 모른다.

"준PO가 3경기서 5경기로 늘어난 것도 큰 차이로 다가온다"고 했다. 박진만은 신인 때인 96년 현대 소속으로 올시즌처럼 준PO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치렀다. 그때도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에 2승4패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그때는 신인이라 뭣모르고 했었다. 그래도 그땐 준PO가 3전2선승제였기 때문에 2연승으로 올라가 한국시리즈까지 할 수 있었다"면서 "포스트시즌은 1경기를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가 분명히 크다. 관중 동원이나 흥행을 위해서는 포스트시즌 경기가 늘어나면 좋지만 선수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