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훈련해야지."
박진만(35)은 단호했다. 12월 휴식기. 하지만 그는 훈련 스케줄을 이야기했다. 그는 "11월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인천 문학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했다. 12월에도 훈련할 곳을 찾았다.
정진호(연세대) 감독님께서 연세대와 함께 훈련하는 것을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현대 코치시절 박진만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 박진만은 "어릴 때 만난 분이다. 초심을 생각하며 훈련하기 좋지 않겠나. 젊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니, 더욱 새로운 기분이 들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 해 12월 삼성을 떠나 SK에 입단한 박진만은 "유격수로 100경기 이상을 뛰고 싶다"고 선언했다. 올 시즌 그는 100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막판 왼 무릎 부상 탓에 3루수-2루수-1루수를 오갔다. 그는 "체력적인 부분은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부상이 잦은 것도 결국은 내 책임이다. 그래서 올 해에는 더 일찍 개인훈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진만은 포스트시즌서는 모두 유격수로 나섰다. 그는 "포스트시즌 내내 감기에 시달렸다. 무릎에 통증도 있었다. 그래도 큰 경기에서는 유격수 자리를 꼭 지키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이만수 SK 감독은 "박진만이 몸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을 위해 헌신했다"고 고마워했다. 박진만은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오히려 전 경기에 나서지 못해 죄송하다"고 화답했다.
박진만은 2011년 팀을 옮기며 재기에 성공했다. 2009년 76경기, 2010년 46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는 100경기를 소화하며 '국민 유격수'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올 해 성적은 대체로 만족스럽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그러나 "2012년에는 경기 수를 늘리고, 성적을 높여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다. 박진만은 "수비 폭이 좁아졌다거나 체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경험'만으로 승부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유격수는 경험만으로 맡을 수 없는 자리다. 예전 한참 좋았을 때에 근접한 수준으로 체력을 끌어올리고, 안정된 수비력을 선보여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목표를 세우니, 겨울도 바빠졌다. 박진만은 "11월에도 열심히 훈련했다. 12월에도 노력하겠다. 차분히 2012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