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0년

[프로야구] 홈런경쟁 '새얼굴 주의보'

사비성 2000. 6. 16. 15:42

[프로야구] 홈런경쟁 '새얼굴 주의보'

[한국일보 2000-06-16 17:48]

 

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이변은 홈런왕 경쟁이다. 전혀 예상치 않았던선수들이 선두권을 형성하며 거포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있다.

박재홍(현대)과 함께 20개의 아치를 그려 홈런선두에 올라 있는 박경완(현대)과 19개로 3위에 랭크된 송지만(한화)이 이변의 주역들이다. 홈런타자는 타고난다고 한다. 하지만 홈런경쟁에서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던 송지만과 박경완이 올 시즌 홈런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시즌 최다홈런신기록(54개)을 세운 이승엽(삼성)은 16개, 40개를 때린 스미스(삼성)는 19개, 홈런부문 2위(45개)였던 로마이어(한화)는 16개를 각각 기록하며 홈런타자로서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양준혁(LG) 마해영(롯데) 등 거포들은 꼬리를 내린지 오래다.

아직 총경기의 40%가량밖에 소화하지 않아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홈런왕 경쟁은 새로운 거포들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선봉장은 박경완과 송지만. 둘다 개인 시즌 최다홈런이 20개를 갓 넘긴 수준이지만 올해는 40개는 무난하리라는 전망이다.

홈런왕경쟁이 안개판도를 형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타자들의 근력이 좋아진데 있다. 국내최고투수 정민태(현대)는 “타자들이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그러나보니 예전에는 넘어가지 않을 것같은 타구도 펜스를 훌쩍넘어가기 일쑤다. 어느 한 선수도 소홀히 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고밝혔다.

실제로 현대의 박진만은 16일 현재 9개의 대포를 쏘아올렸다. 96년 입단후 지난 시즌까지 4년간 고작 18개의 홈런밖에 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들어 벌써 9개로 첫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게 확실하다.

전문가들은 “단거리타자인 박진만이 홈런을 9개나 친 것은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파워가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박경완과 송지만도 이러한 분석에 동의한다. 박경완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거의 웨이트트레이닝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 동계훈련기간에 코칭스태프들도 놀랄만큼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 송지만 역시 프로입단후 열심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선수로꼽힌다. 가까이서 보면 송지만은 몸이 울퉁불퉁할 정도의 근육질 몸매를자랑한다. 송지만과 박경완이 이변의 주역이 될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