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0년

현대 박진만, 4번 같은 9번타자

사비성 2000. 6. 4. 15:37
현대 박진만, 4번 같은 9번타자
[스포츠투데이 2000-06-04 14:22]
아무도 예상치 못한 분전이다.타율 3할2푼2리(타격부문 8위),홈런 9개로 입단 이후 최고성적을 내고 있는 ‘4번 같은 9번타자’ 현대 박진만(24)의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3일 해태와의 수원경기.전날 해태의 최상덕에게서 일격을 당해 연승행진에 다시 제동이 걸린 현대는 이날도 위기에 몰려 있었다.임선동과 강영식의 선발 맞대결.마운드에선 현대의 우세가 점쳐졌던 경기였지만 의외로 타선이 침묵,경기는 9회까지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 11회말 현대의 마지막 공격.선두타자로 나선 황윤성이 구원투수 이대진에게서 3루타를 뽑아내며 무사 3루를 만들자 박진만에게 찬스가 돌아왔다.박진만은 볼카운트 2-1에서 이대진의 빠른 바깥쪽 직구를 기다렸다는 듯이 밀어쳐 깨끗한 우전결승타로 4시간여의 혈전을 마무리했다.

그의 활약을 보고 처음에는 거품으로 생각했었다.일품인 글러브질은 인정받았지만 방망이솜씨만은 그저 그랬던 박진만이다.입단 이후 지난 4년 간의 평균타율이 2할3푼대.하지만 시즌이 3분의1이나 지난 지금도 박진만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최근 6경기 타율 4할5푼대.팀이 필요로 할 때면 어김없이 안타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때로는 홈런과 3루타 등 장타를 펑펑 쳐대며 팀 공격의 핵으로 급부상했다.이제 찬스때 타석에 그가 들어서면 벤치에서도 안심할 정도.

미국 전지훈련을 거치면서 왼쪽발을 들어 타이밍을 맞추는 방법으로 타격폼을 고친 그는 정확도와 파워면에서 완벽하게 업그레이드 된 상태다.경기를 지켜본 상대팀 감독들도 그의 변신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박진만은 지난달 29일 발표된 올림픽대표 1차명단에 당당히 들 정도로 이제는 국내 정상급선수 반열에 올라있다.

“매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서 박수만 쳤습니다.올해는 박수 한 번 받아봐야죠.그리고 올림픽인데 태극마크도 한번 달고 싶고….”

대변신에 성공한 만큼 할 일도 많고 욕심도 많아진 박진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