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3년

[스프링캠프]류중일 감독의 특별주문, “박진만을 배워라”

사비성 2013. 1. 24. 19:58

[스프링캠프]류중일 감독의 특별주문, “박진만을 배워라”

 

[매경닷컴 MK스포츠(괌) 박찬형 기자] “국내 최고의 유격수는 박진만이다. 박진만의 플레이를 유심히 보고 배워라.”

지난 23일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주차장에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나타났다. 스타디움이 아닌 주차장에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양 손에 테니스공을 든 채. ‘특급신인’ 정현에게 `특별과외`를 해주기 위해서다.

류 감독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정현을 불러 세웠다. “두 명의 내야수가 있다. 똑같은 타구를 한 명은 주자가 베이스를 밟기 세 발자국 앞에서 아웃을 시키고, 또 한 명은 간발의 차이로 아웃을 시킨다. 넌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전자의 선수가 되겠습니다.”

류 감독이 굳이 이러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바로 SK 와이번스의 박진만을 칭찬하기 위해서다. 한때 류 감독 밑에서 수비를 배운 박진만은 지난 1996년 현대 유니콘스(넥센 히어로즈)에서 데뷔한 이래 최고의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류 감독은 “박진만은 발도 빠르지 않고, 어깨도 강하지 않다”며 “다만, 포구와 송구하는 동작이 굉장히 간결하면서도 빠르다. 또 타구의 방향을 미리 예측하고 자리를 잡기에 어려운 타구도 쉽게 처리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감독은 코치 시절 자신이 직접 개발한 테니스공 특별 훈련을 시작했다. 류 감독이 굴리는 공을 정현이 잡은 뒤 송구동작을 취하는 방식이다. 류 감독은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불볕더위에 약 30분간 진행된 훈련.

훈련이 끝날 무렵 정현의 수비 동작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포구 동작은 부드러워졌고, 전체적인 균형이 잡히면서 송구 동작도 안정감을 찾았다. 훈련을 관찰하던 김용국 코치 또한 “길목을 지키는 자세가 류중일 감독의 현역시절 모습을 모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현재 8개 구단 중 가장 뛰어난 유격수는 박진만이다. 너는 박진만의 플레이를 자세히 관찰하고, 배워라”고 말한 뒤 주차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