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베테랑의 힘'으로 연승 이뤄낼까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간판타자’ 최정의 뜻하지 않은 부상이탈에도 SK는 무너지지 않았다. 기세 좋던 롯데를 꺾어냈기 때문. 이는
결정적인 순간 저력을 발휘한 베테랑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베테랑의 힘’을 앞세운 SK가 ‘연승 스토퍼’에 안주하지 않고 연승에 성공 할 수 있을까
SK는 지난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3-2 신승을 거뒀다. ‘9월 무패’ 롯데(6승1무)를 상대로 SK 베테랑들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결정적 1타점을 올린 박재상(33)과 안정적으로 3루를 지켜낸 박진만(39)이 그 주인공들.
사실 경기 전 SK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전날 경기에서 4-10으로 패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 시작을 앞두고 봉와직염 증세가 확인된 최정이 1군에서 말소 됐기 때문. 그는 최근 10경기에서 2할1푼9리의 타율로 다소 부진했지만
‘간판스타’ 최정의 중량감은 ‘대체 불가’에 가까웠다.
설상가상으로 대신 ‘주축’으로 나서줘야 할 브라운과 이재원도 타격부진으로 인해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말 그대로 ‘차포’를 다 떼고 경기에 임한 SK였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해 투입된
베테랑들은 생각 이상으로 강했다.
먼저 박진만은 부상으로 빠진 주전
3루수 최정을 대신해 3루에 섰다. 그는 과거 유격수로서 한국을 휘어잡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시간이 흘러 유격수에서, 수비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3루수로 이동했지만 그의 수비력은 여전했다.
2회초 2사 1루에서
박종윤의 강습타구를 가슴으로 막아내며 2루로 쇄도하던 황재균을 가볍게 잡아낸 박진만은 3회초 1사에서 손아섭의 강습타구를 절묘한 자세로 재차
막아내며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발이 느려 손기술을
이용해 포구를 해냈지만, 과거 그가 왜 최고의 유격수로 군림했는지 알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잘 맞은 타구가 박진만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던 박종윤은 5회에도 또다시 그의
호수비에 고개를 숙였다. 5회초 1사에서 박종윤은 세든의 6구째 공을 받아쳐 타구를 3루수 방면으로 날카롭게 보냈지만, 자세를 낮추고 타구를
받아낸 박진만의 글러브를 뚫어내지 못했다.
세 차례의 안타를 막아낸 것과 다름없는 호수비를 펼친 박진만의 활약에 SK 선발
투수 세든도 감탄을 표했다. 세든이 경기 후 “땅볼 유도를 많이 했는데 수비의 도움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며 “특히 3루수 박진만의 호수비가 큰 도움이 됐다”라고 밝힐
정도.
비록 타격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결정적인 호수비만으로도 박진만은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수비에서는 박진만이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면 타격에서는 박재상이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선발 6번 우익수로 출전한 그는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2회말 첫 타석을 볼넷으로 시작하며 예열을 마친 그는 1-1로
맞선 4회말,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4회말 정의윤의 2루타로 시작된 1사 3루의 기회에서
박재상은 롯데 선발 배장호의 5구째 시속 132km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큰 타구를 만들어냈다. 3루 주자 정의윤을 여유 있게 불러들인 그는 2루까지 내달렸다. 박재상의
이 타점으로 SK는 경기 중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8회말
2사에서도 박재상은 우전 안타를 통해 기회를 이어나갔고 김성현의 안타로 2루까지 도달했지만 이재원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쉽게
득점에 실패했다. 추가점을 내는 데 실패했지만 SK는 박재상의 활약을 발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박재상은 전날에도 SK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2타점을 기록했으며 최근
3경기 연속 타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4푼2리의 타율이라는 충격적인 부진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완벽하게 부진을 털어냈다.
사실 두 선수는 올시즌 여러 이유로 주전에서 밀려난 ‘베테랑’들이다. 시즌 기록을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될 정도. 박진만은 자신이 출전한 최근 10경기에서 선발로 단 2차례만 출전했을 뿐이다. 박재상 역시 같은 기간 선발로는
단 2차례만 나섰다.
노쇠화로 인한 기량 저하로 인해, 이들은 주전으로
나서는 일이 줄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을 구해냈다.
최근 6경기에서 연승 행진을 달리는 팀들의 덜미를 잡아내며 3승3패를 기록한
SK. 기세 좋은 팀들을 상대로 ‘5할 승률’을 지켜냈지만 1차전에서 패하고 설욕하기를 세 차례나 반복했다. 2연전의 마무리에서 얻어낸 상승세를
이어가는 방법을 잊은 듯하다.
하지만 9일 현재 5위
롯데(60승1무65패)와의 격차가 2경기차(56승2무65패)로 좁혀진 만큼, 그 어느 때 보다 연승이 필요한 시점이다.
SK가 ‘연승 스토퍼’로 고춧가루를 뿌리는 데 그친다면 ‘가을야구’를 꿈꿀 수 없다. 이제는 ‘연승 공장장’이 되어 치고 나갈
때다.
일단 롯데를 잡아내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발판은 마련됐다. 과거
SK에서만 세 차례의 우승을 경험하며 영광의 시간을 보냈던 박재상과 무려 20년 가까이 최정상에서만 활약해온 박진만의 경험이 10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까
SK팬들은 부상으로 이탈한 ‘간판스타’
최정과 ‘거포’ 브라운과 이재원의 부진 속에서 ‘베테랑’들이 ‘버팀목’이 되어주길 두 손 모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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