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5년

사자·곰 리턴매치 `내야 지켜라`

사비성 2005. 10. 13. 14:18
사자·곰 리턴매치 `내야 지켜라`
  큰 경기일수록 실책 하나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4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이는 삼성-두산의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한국시리즈에서는 플레이오프에서 엉성한 수비로 악명이 높았던 브리또[한화]처럼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도 않고, 발이 느려 타구를 쫓아가지도 못하는 장면은 안 볼 수 있다.

  한국 최고 유격수 박진만을 정점으로 8개 구단 최강의 키스톤 콤비를 자랑하는 삼성 내야와 박진만의 아성에 도전 중인 손시헌 및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두산 내야의 무실책 경쟁은 한국시리즈를 빛나게 할 또 다른 흥밋거리다.

  삼성 내야는 1루 김한수, 2루 박종호, 유격수 박진만, 3루 조동찬으로 이뤄질 전망. 두산은 장원진, 안경현, 손시헌, 김동주가 나선다.

  내야진의 실책 수는 42개[삼성], 29개[두산]로 두산이 훨씬 적어 약간 우세하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은 김한수가 올 초 1루수로 전향한 뒤 안정된 수비를 보여왔지만 1루수로는 포스트시즌 무대가 처음이라는 점이 변수다 반면 현대 시절 3번이나 우승을 엮어낸 박종호-박진만 키스톤 콤비의 농익은 호흡은 삼성의 최대 강점이다.

  조동찬을 제외하고 전원 FA로 구성된 내야는 화려하기까지 하다.

  두산은 지금의 현 내야 체제로 지난 2000년 이후 꾸준히 큰 경기를 치러왔다는 점이 장점이다 정확하고 총알 같은 송구, 발빠르고 폭넓은 수비를 겸비한 손시헌이 가세하면서 두산 내야는 더욱 견고해졌다.

  두산은 올 정규시즌에서 SK와 함께 최소 실책[80개]을 기록했다 삼성은 3위로 86개였다.
두산과 삼성은 맞대결에서 똑같이 18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아이로니컬 한 것은 삼성이 18개 중 14개를 인조잔디인 대구구장에서, 두산은 18개 중 11개를 역시 천연 잔디를 쓰는 잠실구장에서 범했다는 점이다 양팀 모두 도리어 홈에서 실책이 많았다.

  대구구장은 인조잔디 특성상 타구가 빠르고 잠실 구장은 바닥이 딱딱해 의외로 불규칙 바운드가 자주 일어난다는 특성이 있다 이 변수가 두 팀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다.

  실책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삼성은 자체 청백전을 경산볼파크와 대구구장에서 돌아가며 펼쳤다 수비 때 잔디 적응을 고려한 포석이었다 그만큼 선동열 삼성 감독이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프로야구 최강을 가리는 삼성-두산의 한국시리즈에서 8개 구단 최강 내야가 어느 팀인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