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9년

"올림픽 2루수 0순위" 박진만 코치 평가 증명한 김상수

사비성 2019. 6. 12. 11:47

"올림픽 2루수 0순위" 박진만 코치 평가 증명한 김상수

 삼성 김상수(29)가 2020 도쿄 올림픽 2루수 후보 다운 존재감을 뽐냈다.

고교 최고 유격수로 불리던 이학주(29)가 올해 해외 유턴파로 삼성에 입단한 뒤 주전 유격수였던 김상수가 2루로 자리를 옮겼다. 이학주는 화려한 수비에 비해 실책이 잦아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회복 중이다. 덕분에 수비 부담을 던 김상수와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 박진만 수비코치는 1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김)상수가 2루로 자리를 옮긴 뒤 훨씬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 덕분에 타격도 좋아졌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고 칭찬했다. 박 코치는 “KBO리그 10개구단 2루수의 면면을 살펴보면 (김)상수가 안정감 면에서는 가장 앞서있다. 리그에 좋은 2루수들이 많이 있지만 수비범위나 유격수와 호흡 등을 고려하면 상수가 비교 우위”라고 극찬했다.

자연스럽게 2020년 도쿄 올림픽 대표팀 2루수 얘기가 나왔다. 올시즌을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KIA 안치홍은 올해들어 수비범위가 좁아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안치홍이 1루, 김선빈이 2루로 포지션을 옮기고 최원준(3루) 박찬호(유격수) 등이 내야 주축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얘기가 KIA 내부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클러치 능력에서는 안치홍이 김상수보다 비교 우위이지만, 단기전 수비 능력만 놓고 보면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김상수가 우위다. 한화 정은원, 키움 서건창 NC 박민우 등이 2루수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국가대표 터줏대감 출신인 박 코치의 눈에는 김상수가 최고 2루수로 비친다. 

박 코치는 “국가대항전은 전세계 최고 선수들이 나오는 무대다. 낯선 투수를 상대로 장타를 뻥뻥 날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투수력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수비가 우선시 돼야 한다. 더블플레이 하나 성공못해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2사 1루로 이어진 뒤 큰 것 한 방 맞으면 경기를 놓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수는 콘텍트 능력과 기동력을 두루 갖춰 이른바 ‘짜내는 야구’에도 잘 어울린다. 

이날 경기에서 박 코치가 김상수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이유가 드러났다. KIA 절대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6회까지 무려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수비에서도 포지션 전향 첫 해부터 ‘명품 2루수’로 우뚝 섰다는 것을 증명했다. 5회말 2사 후 KIA 최형우의 쏜살같은 타구를 몸을 던져 걷어냈다. 타구속도도 빨랐고, 바운드도 큰 편이었는데 훌쩍 날아오른 김상수의 글러브에 정확히 빨려 들어갔다. 완벽한 안타 한 개를 도둑맞은 최형우가 허리춤에 두 손을 얹고 ‘그럴 수 있느냐’는 표정을 지으며 한참을 쳐다볼 정도였다.

이 때 김상수의 제스처가 웃음을 자아냈다. 1루에 안전하게 송구한 직후 고개를 숙이고 최형우를 지나쳐갔다. 승부의 세계는 원래 냉정한 것이라는 듯 한때 팀 메이트이자 절친이었던 최형우의 시선을 외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