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22년

레전드의 조언 "김지찬 쫄지 마, 한 발만 더 뛰면 돼"[MK인터뷰]

사비성 2022. 2. 24. 13:05

레전드의 조언 "김지찬 쫄지 마, 한 발만 더 뛰면 돼"[MK인터뷰]

 

삼성 김지찬(21)은 올 시즌 삼성의 유격수 자리를 책임져야 할 선수다.

오선진 이재현 등과 경쟁 구도가 설정돼 있지만 그들 중에서는 김지찬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허삼영 삼성 감독은 쉽게 김지찬이 유격수를 맡을 것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김지찬이 혹여라도 부담을 갖게 될까 우려해서다.

 

지난 해 시즌 중에도 김지찬의 실수에 대해선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던 허 감독이다.

모든 것은 김지찬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들이다.

그러나 김지찬이 삼성 유격수를 맡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학주마저 떠난 삼성의 유격수는 김지찬 외엔 아직 대안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성은 포수 강민호 2루수 김상수, 중견수 김헌곤으로 이어지는 센터 수비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모두 수준급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여기에 김지찬만 잘 끼어 들어가 준다면 삼성은 수비에서 타 팀에 뒤지지 않는 구성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수비의 핵심인 센터 라인이 안정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지찬은 어떤 야구를 해야 삼성의 센터 라인을 든든하게 지켜낼 수 있을까.

삼성의 레전드이자 한국 야구 대표 유격수 계보를 이어갔던 박진만 삼성 2군 감독에게 길을 물었다. 김지찬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박진만 2군 감독은 기본적인 김지찬의 수비에 신뢰를 갖고 있었다. 공을 쫓고 잡는 능력이 빼어나다는 것이었다.

박 2군 감독은 "김지찬은 이미 훌륭한 유격수다. 좋은 푸드 워크와 공을 쫓는 능력을 갖고 있다. 공을 잡는 방법도 대단히 잘 배웠다. 기본이 잘 돼 있는 유격수다. 유격수로서 수비 범위와 캐칭 능력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실력을 갖고 있다. 주전 유격수가 됐다고 쫄 필요 없다. 충분히 좋은 재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완성형은 아니다. 고쳐야 할 부분도 있다. 송구 능력이 그것이다. 타고난 어깨가 약한 탓에 송구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박 2군 감독은 "송구가 약점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도 김지찬이 하기 나름이다. 남들 보다 어깨가 약하면 남들 보다 더 많은 스텝으로 1루쪽으로 다가가 던지면 된다. 한 걸음이라도 더 내딛어 던지는 훈련을 해야 한다. 한 발씩 더 뛰다 보면 체력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전 유격수가 되려면 그 정도 준비는 돼 있어야 한다. 송구를 위해 한 걸음 더 나가고, 1년 내내 그 스텝을 밟을 수 있도록 체력을 키워야 한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김지찬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김지찬 하기 나름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부터 준비 한다면 충분히 약점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지찬은 기본기가 잘 돼 있는 유격수다. 더 고치거나 바꿀 것은 없다. 다만 송구에 약점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커버 플레이는 반드시 필요하다.

박진만 2군 감독은 그 방법으로 스텝을 한 발이라도 더 1루쪽으로 가깝게 만드는 것을 추천했다. 김지찬이 그 방법으로 단점을 메울 수 있다면 삼성의 유격수 고민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유격수 레전드의 눈에도 김지찬의 수비는 안정감이 있었다. 김지찬이 자신을 믿고 약점을 고쳐가는 노력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김지찬이 한 가지 남아 있는 약점까지 줄이며 무결점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삼성의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하는데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할 대목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