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유격수' 출신 박진만 삼성 퓨처스 감독 "악과 깡 있는 스프링캠프 준비했다"

'레전드 유격수' 출신 박진만 삼성 퓨처스 감독 "악과 깡 있는 스프링캠프 준비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를 기점으로 육성 기조를 수정했다. 그동안 투수 자원 확보와 육성에 집중했다면, 이젠 야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신인급 선수 육성의 둥지인 퓨처스(2군) 팀 감독으로 '레전드 유격수' 출신의 박진만 감독을 선임한 것도 같은 궤에서 이뤄진 결정이라 할 수 있다.

박 감독은 "긴장되지만, 기대도 된다. 지난해 말 취임해 아직 전체적 그림을 다 보진 못했다"며 "퓨처스 팀 선수들은 다들 젊고 신인급 선수들이다. 프로 의식과 직업의식을 강조하면서 올해 팀이 나아갈 방향과 계획을 잡으려 한다"고 했다.

박 감독은 악과 깡이 있는 스프링캠프를 바란다. 치열한 프로 무대에서 오래도록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한 대선배로서 어린 후배들이 살아남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는 "훈련이 힘들면 소리도 지르라고 한다. 그래야 힘든 훈련도 웃으면서 할 수 있다"며 "경기 전엔 선배들에게 예의를 차리더라도 경기 중엔 경쟁에 집중해야 한다. 직업의식이 있어야 강한 마음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팀 동료 사이에서도 특출난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고 강조한다"고 했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유격수 출신인 '야수통' 박 감독은 야수 육성에 힘을 줄 계획이다. 오치아이 에이지 전임 퓨처스 감독은 투수 출신이자 삼성에서 1·2군 투수 코치를 맡았던 '투수통'이다. 지난 시즌까지 두 해 동안 퓨처스 감독을 맡으면서 육성 훈련 시스템을 갈고 닦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박 감독은 "오치아이 전 감독님이 워낙 좋은 시스템을 갖춰두셨기 때문에 시스템 자체는 그대로 갈 생각이다. 다만, 집중하고자 하는 포인트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며 "팀 내 좋은 야수들의 성장을 확인하고 싶다.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충분히 주축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들이 눈에 띈다. 내 노하우를 전수하겠다"고 했다.

그에게 레전드 칭호를 가져다준 수비에 관해선 "야수가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수비가 필수다. 기초가 탄탄해야 후에 자연스럽고 자신 있는 경기력이 나온다. 화려한 수비를 하려는 선수들도 있는데, 기초가 없으면 한 번에 미끄러질 수 있다. 각자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시간이 다르겠지만, 화려함을 자제하고 기초부터 다지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유형 선수만이 아니라 타순 조합이 잘돼야 한다. 장타력 있는 선수, 작전을 수행할 선수, 희생할 선수도 있어야 한다. 라팍(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 타자에 유리한 구장이라 해서 거포만 추구하기보다는 조화를 이뤄야 한다. 팀이 필요한 부분에 맞춘 육성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45세, 젊은 사령탑인 박 감독은 소통에도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퓨처스 코치들에게 선수들을 밀착 관리하길 주문했다.

그는 "고참 선수는 자기표현을 잘하지만, 젊은 선수들은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하루만 쉬면 나을 통증을 참으면 일주일의 휴식이 필요한 상황으로 악화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코치들이 세밀하고 세심하게 관찰하고 대화를 많이 나눠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언제든 선수가 다가와 도움을 얻어갔으면 좋겠다. 선수가 코치 도움을 얻어 성장하고, 성적이 좋아지는 것만큼 보람찬 일도 없다. 내가 먼저 다가서고, 선수들이 코치진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약속을 전했다.
최시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