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5년

[승부처] 손시헌 실책 참패 불렀다

사비성 2005. 10. 18. 14:09
[승부처] 손시헌 실책 참패 불렀다
[경향신문   2005-10-18 23:13:37] 
▲통한의 5이닝 무안타

18일 잠실구장. 두산-삼성의 한국시리즈 3차전의 화두는 단연 두산 박명환이었다.

과연 2개월여 만에 등판하는 박명환이 정상 구위를 보여줄수 있겠느냐는 부분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김감독은 또 이날 삼성 선발 바르가스에 대비해 왼손타자를 전진배치했다. 9번을 치던 전상열을 2번으로 올리고 김창희 대신 최경환을 선발 3번타자로 출전시켰다. 결과만 놓고 보면 김감독의 2가지 승부수는 완벽한 성공했다. 박명환은 우려를 씻고 무려 5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무안타 1실점으로 잠재웠고, 전상열과 최경환은 4안타를 합작했다.

결국 삼성의 2회 공격 2사 1·3루에서 1번 조동찬 타석 때 나온 박명환의 폭투가 싱거운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박명환의 이날 투구는 실수를 만회하고도 남을 만한 호투였기에 두산으로서는 더욱 아쉬움이 컸다.

▲완벽한 5이닝 무실점

삼성 선동열 감독은 1-0으로 앞선 6회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 바르가스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이날 타격감이 좋은 두산의 왼손타자들을 막겠다는 계산이었지만 유난히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며 아직 구위가 살아 있는 바르가스를 교체한 것은 용단이었다. 결과는 깨끗하게 성공. 오상민은 2번 전상열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았지만 3번 최경환을 2루수땅볼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권오준에게 물려줬다. 권오준의 위기 관리 능력은 더욱 빛났다.

4번 김동주에게 볼넷을 허용하면 1사 1·3루의 위기에 몰린 권오준은 5번 홍성흔과 6번 안경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를 확신했다. 두산으로서는 두고두고 뼈아픈 대목이었다.

▲몸값의 차이인가.

수비만큼은 박진만(삼성·FA 총액 4년간 39억원)을 능가, 국내 최고라는 평을 듣고 있는 두산 손시헌(연봉 6천만원). 1·2차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3차전에서 믿는 ‘천재’의 실수 하나가 크나큰 악몽으로 다가왔다. 박진만이 안정된 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출한 반면 그의 결정적 실책은 팀 패배로 직결돼 더 뼈아팠다. 0-1로 뒤진 두산의 8회 수비. 2사 1루에서 손시헌은 삼성 김한수의 평범한 땅볼을 잡아 2루에 포스아웃을 시도했지만 마음이 급한 나머지 베이스커버를 들어오는 2루수 안경현보다 한박자 빨리 공을 던져버리고 말았다. 마지막 반격을 노리던 두산은 곧이어 터진 양준혁의 결정적인 3점 홈런에 고개를 떨궜다. 반면 박진만은 5회말 두산이 1사 1·2루를 만들자 장원진의 타구를 병살처리하면서 실점을 막았고, 7회말 2사에 임재철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2루 베이스까지 몸을 날리며 볼을 걷어낸 뒤 1루에 송구하며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