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22년

박진만 감독 “강한울 커리어 하이? 내년에 못하면 안 쓴다. 모두의 원칙”

사비성 2022. 11. 29. 11:36

박진만 감독 “강한울 커리어 하이? 내년에 못하면 안 쓴다. 모두의 원칙”

 

얼음장처럼 차갑다. 박진만 감독의 리더십이 매서울 정도로 차가운 냉정함을 잊지 않고 있다.

선수를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 지난해 아무리 좋은 활약을 펼쳤어도 다가올 시즌엔 모두가 출발선에 다시 서게 될 뿐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일 뿐이다. 과거의 성과에 매달리지 않고 현재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의 성적은 지난해의 것이라는 분명한 소신을 갖고 있다. 주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날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일 수 있는 선수를 중용하는 편견 없는 리더십을 준비하고 있다.

내야 유틸리티 맨은 강한울은 지난해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다.

타율이 0.323이나 됐으며 94경기에 출장했다. 3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2루수와 유격수로도 출장했다.

출루율이 0.375로 높았고 장타율은 0.398을 기록했다. 통산 홈런이 2개 뿐인점을 감안하면 나쁜 장타율은 아니었다.

OPS가 0.773으로 제법 수준급이었다.

올 시즌에도 강한울은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삼성 내야는 김상수가 FA로 이적하며 적지 않은 공백이 생겼다.

현재 구상으로는 3년차 미만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한울의 몫이 중요한 이유다. 젊은 라인업은 어디서든 구멍이 생길 수 있다. 그 구멍들을 효과적으로 메꿀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서 그 값어치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박진만 감독은 강한울에 대해 확실한 선을 그었다. “지난해의 강한울이라면 당연히 중용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모든 것이 리셋된 상황이다. 스스로 준비를 잘해서 경쟁을 이겨내야 기회도 주어질 수 있다. 지난해 조금 잘했다고 강한울만 믿고 갈 수는 없다.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그 선수들과 경쟁을 통해 강한울이 확실히 앞선다는 것을 증명했을 때 제대로 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울에 대한 평가도 지난해에 멈춰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후반기처럼만 해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선수다. 그렇게만 해 준다면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정말 잘해준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성적을 내준다면 팀 내에서 대단히 중요한 선수”라면서도 “지난해는 지난해일 뿐이다. 올 시즌에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리셋 됐고 모두 다시 출발선에 서게 됐다. 강한울은 회복조에 포함돼 마무리 캠프를 가지 않았다. 지금 어떤 상태인지 나는 모른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때부터 다시 경쟁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진만 감독은 언제나 “컨디션 좋은 선수가 경기에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름값이나 지난해의 성적 같은 건 고려 대상이 아니다. 지금 눈앞에서 좋은 활약을 해줄 수 있는 선수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박진만 감독의 소신 있는 야구가 삼성을 좀 더 경쟁력 있고 강한 팀으로 이끌 수 있을까.

일단 감독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뚝심이 필요하다 하겠다. 그 뚝심 위에서 공정한 경쟁이 실제 일어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냉정한 리더십을 오히려 감독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박진만 감독이 그 무게를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