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공이었다” 150km 좌완 영건, 감독은 더 큰 그림 그리고 있다
잠시 대화가 끊어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과 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이었다.
한 선수의 가능성에 관해 묻고 답하는 중이었다.
박 감독에게 물었다. “올 시즌 기대 성적은 어느 정도인가. 3점대 평균 자책점에 두 자릿수 홀드면 만족할 수 있는가?” 바로 대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돌아온 답은 “꿈은 높게 가질수록 좋은 것 아닌가”였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삼성 3년차 좌완 강속구 투수 이승현(21)이었다.
이승현은 데뷔 2년차이던 지난해 58경기에 등판해 2승4패1세이브14홀드, 평균 자책점 4.53을 기록한 투수다.
최지광과 최채흥이 복귀하기 전까지는 삼성 불펜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 올 시즌에는 좀 더 나은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세 번째 시즌에 3점대 평균 자책점에 진입한다면 1년에 1점씩을 낮추는 셈이 된다. 나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의 기대는 그보다 더 컸다. 평균 자책점이 2점대에 들어갈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박 감독은 “이승현이 좀 더 욕심을 내주길 바란다. 평범한 3점대 평균 자책점이 아니라 임팩트 있는 2점대 평균 자책점으로 진입하길 기대하고 있다. 꿈은 크게 가질수록 좋다. 꿈만큼 노력을 많이 하면 된다.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투수다. 투수 파트에서 잘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평균 144km 정도를 던지는 투수다.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다. 이제 3년차를 맞는 시즌이기 때문에 구속은 좀 더 향상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볼넷이 조금 많은 것이 단점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아예 영점이 잡히지 않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공의 위력은 두말할 것 없다. 이승현의 데뷔 시즌에 공을 받아 본 포수 강민호는 “오랜만에 감동적인 공을 받았다. 힘도 있고 패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때 내 사인에 다 따르지 말라고 말한다.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게 해준다. 대신 같은 사인을 또 내면, 믿고 따라 달라며 약속했다. 나도 확신이 있어서 내는 사인이니 믿어달라고 했다. 오늘은 (이)승현이가 두, 세 번 정도 고개를 흔들었다. 20살 투수가 고개를 흔들기 쉽지 않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두둑한 배짱과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 아직 완전히 영글지는 않았지만 박진만 감독은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박 감독의 기대대로 이승현이 성장해 준다면 삼성 불펜은 커다란 힘을 얻게 될 것이다. “2점대 평균 자책점을 원한다”는 감독의 통 큰 소망에 이승현이 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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