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지 마" 최연소 키스톤 콤비의 '성장통', 국민유격수의 면담→5연패 탈출의 선봉에 서다[인터뷰]
[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자랑하는 10개구단 최연소 키스톤 콤비 김지찬(22)-이재현(20).
'굴비즈'라 불리는 절친 두 선수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다. 호흡이 척척 맞는다. 수년 내 10개 구단 최고의 키스톤 콤비가 될 것이 확실시 되는 조합이다.
하지만 모든 성장에는 대가가 있다. 좋은 경험도 있지만, 나쁜 경험도 있다.
삼성은 최근 시련을 겪었다. 최근 5경기 연속 역전패 속에 5연패. 자칫 최하위로 추락할 뻔 했다.
팀의 어려움. 젊은 두 선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크고 작은 수비 실수 속에 고개를 숙였다. 매 경기 긴박한 상황이 어린 선수들에게는 압박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1루에서 넙죽넙죽 공을 받아주던 최고 1루수 오재일 마저 타격부진으로 퓨처스리그에 내려가 있는 상황. 여러가지 어려움이 겹쳤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이들의 마음에도 슬그머니 조바심이 공간을 넓히고 있었다. 김지찬은 "이번 주가 좀 길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수비 실수 속에 5대6으로 역전패한 17일 KT전. 5연패 속에 선수단 분위기가 더 무거워졌다. 휴식일을 앞둔 18일 한주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국민 유격수' 박진만 감독이 김지찬 이재현을 따로 불렀다.
"시합 전에 감독님께서 저랑 재현이를 불러서 좋은 얘기를 해주셨어요. '야구장에서 실수하거나 이런 거 다 괜찮으니까 눈치 보지 말고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게 얘기해 주셔서 좀 더 플레이 할 때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대 최고 내야수 출신 사령탑의 따뜻한 말 한마디.
살짝 기 죽어 있던 어린 두 선수에게는 큰 힘이 됐다. 감사함과 함께 용기백배한 이들은 이날 5연패 탈출의 선봉에 섰다.
경기 흐름의 변곡점 마다 이 둘이 있었다. 1-2로 뒤지던 5회초 4득점 빅이닝의 출발은 이재현 김지찬의 안타였다.
5-5 팽팽하던 승부도 이재현 김지찬의 방망이에서 갈렸다.
이재현은 6회초 1사 후 기술적인 밀어치기로 우익선상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김지찬의 중전 적시타 때 전력 질주 끝 왼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찍어 역전 득점을 만들었다. 1점 앞선 8회초에는 선두 타자 이재현이 김민수로부터 왼쪽 펜스 직격하는 2루타로 출루하며 만든 1사 3루에서 김지찬이 땅볼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7-5. 사실상 쐐기 득점이었다.
이재현은 승리에 결정적 득점으로 이어진 2루타 두방 포함, 4타수3안타 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톱타자 김지찬은 결승타 포함, 4타수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김지찬은 "이번 주 승리가 없고 마지막 게임이라 정말 이기고 싶었다"고 간절하게 뛰었음을 암시했다. 동생 이재현 역시 어깨를 다쳐가면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계속 이기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미디어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도 스트레스 받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성장하고 팀의 주축이 돼야 할 선수들이다. 고난을 경험 삼아 발전 하다보면 올 시즌 언젠가 쯤 여유 있게,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린 선수 육성에 대한 사령탑의 일관성 있는 철학을 엿볼 수 있었던 대목.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치러야 할 대가라면 치르고 넘어가야 한다. 실패의 경험 역시 미래의 큰 성공을 향한 과정이다. 감독이기 이전에 이미 그런 실수를 경험해본 선배, 박진만 감독의 한마디가 삼성의 미래를 각성시켰다. 다음주 활약이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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